버드와이저, 사회적 책임위해 '슈퍼볼 광고' 37년만에 중단
전 세계 1억명이 이상이 시청하는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Super Bowl)'이 오는 7일(현지시각) 열린다. 프로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은 대략 7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업들의 '슈퍼 광고전'으로도 유명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창의적인 문구와 영상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고, 자사 홍보를 돋보이게 하려고 각축을 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슈퍼볼에서의 기업 광고는 30초당 65억원(2020년 기준)에 이를 만큼 경쟁적이다.
1967년 시작된 슈퍼볼에서 그동안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비싼 광고비를 부담하며 앞다투어 광고해왔지만, 인기를 끌었던 광고 중심에는 맥주 브랜드인 '버드와이저(Budweiser)'가 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가 지난 1월 미국 성인 21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슈퍼볼 광고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8%가 슈퍼볼에서 가장 좋아하는 광고로 버드와이저를 꼽은 만큼 인기가 상당하다. 특히 1995년, 개구리가 "버드", "와이스", "어"를 외치는 버드와이저의 슈퍼볼 광고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상징적인 광고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1983년부터 슈퍼볼에서 광고를 내보내고 인기를 얻었던 버드와이저가 올해는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미국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신, 버드와이저는 광고에 책정된 예산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버드와이저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대중의 회의적인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관련된 캠페인을 펼치는 비영리단체 Ad Council에 예산의 일부인 100만달러(11억원)를 우선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추가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인식 증진 캠페인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셀 머콘디스(Marcel Marcondes) 최고홍보책임자(CMO)는 "버드와이저는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되어 있다"며 "나라 전체의 큰 주제는 코로나19 백신"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0%가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에 의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버즈와이저는 자사 광고를 포기하고 사회 공익 활동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수제 맥주 소비의 증가로 버드와이저의 시장 점유율과 매출이 하락함에 따라 슈퍼볼 광고를 중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광고비를 코로나19 백신 증진 캠페인으로 전환시킨 사실에 미국 여론은 보다 관심을 두고 있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도 코로나19로 인해 슈퍼볼의 광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올해는 광고를 내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기아는 슈퍼볼 광고비를 재조정해 미국의 불우한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트 더 굿(Accelerate The Good) 공익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