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CCS 9개 사업 지원…말레이시아 3개 포함
28일(현지 시각) 일본 경제산업성과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은 탄소포집(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CCS) 9개 사업을 2024년도 ‘선진적 CCS 사업’으로 선정했다.
'선진적 CCS 사업'이란 일본 정부가 2030년 CCS 사업 개시를 목표로 하는 모델 사업사례를 지원하는 것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이 지원사업을 통해 이산화탄소의 분리·회수·수송·저장까지 CCS 밸류 체인 전체를 일괄적으로 지원하여 CCS 사업 환경을 정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CCS 비용과 지하 저장에 관한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CCS 밸류 체인 전체의 설계 작업과 저장 가능성 평가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23년도 1차 선정 당시에는 7개 사업이 선정됐으나 올해는 말레이시아 지역의 2개 사업이 추가돼 총 9개 사업이 선정됐다. 발전, 석유 정제, 철강, 화학, 종이·펄프, 시멘트 등 다양한 산업이 모여있는 홋카이도, 도호쿠, 니가타, 규슈, 수도권 산업 단지의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응할 예정이다.
해외 사업 지역으로는 말레이시아와 오세아니아 등 해외 4개 지역이 선정됐다. ‘선진적 CCS 사업’에는 일본 산업 단지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파이프라인과 선박 등을 이용해 말레이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으로 운송, 저장하는 인프라 구축도 포함된다.
9개 사업이 모두 실현되면 2030년에 연간 2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일본 연간 배출량의 2%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600만~1200만톤의 저장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CCS 사업을 촉진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본은 지난 5월 CCS 사업의 허가제도를 담은 법안인 ‘이산화탄소의 저류사업에 관한 법률안(二酸化炭素の貯留事業に関する法律案)’을 통과시켰다.
말레이시아의 CCS 허브 정책
올해 새롭게 추가된 2개 사업은 말레이시아 말레이반도 북부, 말레이시아 사라왁 앞바다를 각각 저장지로 하는 2개 사업이다. 총 9개 선정 사업 중 말레이시아에서만 3개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말레이반도 북부의 사업은 미쓰비시 상사 등이, 사라왁 앞바다는 일본석유자원개발(JAPEX) 등이 맡는다.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와 협력하여 해외 CCS 밸류 체인 구축의 사업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성장과 탈탄소를 모두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CCS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포집한 탄소를 저장할 장소가 필요한 국내외 기업을 위해 자국을 CCS 허브로 개발하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말레이시아의 지질을 광범위하게 평가한 결과, 이산화탄소를 영구적으로 안전하게 격리할 수 있는 세 개의 해양 분지를 확인했으며, 말레이시아가 총 13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저장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트로나스는 탄소저장소의 40%를 해외 기업에 배분하겠다고 밝히는 등 해외 유치에 적극적이며, CCS 가치사슬을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말레이시아 간 CCS 프로젝트인 ‘셰퍼드 CCS 프로젝트’를 통해 말레이시아와 CC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산업단지에 발생한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국내 허브에 집결한 뒤, 말레이시아로 이송해 폐가스전 등에 저장하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CCS 사업이다. 셰퍼드 CCS 프로젝트에는 삼성E&A, 삼성중공업, 롯데케미칼, SK어스온, SK에너지, 한화,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나스, 에어리퀴드코리아, 셸 등이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