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KIC, ESG 투자 강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 활용하나?
국민연금은 올해 ESG 통합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엔 전체 자산의 10%가량을 차지하는 80조원에 대한 ESG 통합을 마무리했다. 상반기엔 국내 채권, 연말까지 해외 주식 및 채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내년 말까지 국민연금의 ESG 적용 자산 규모는 전체 자산의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SG 통합 전략에 따라, 스튜어드십 코드도 보다 강력하게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1월 29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찬진 참여연대 변호사 등 기금위 위원 7명은 포스코와 CJ대한통운, KB금융,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삼성물산에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안건을 내놨다. 이들 기업이 중대재해 발생, 사모펀드 소비자 피해, 지배구조 문제 등 ESG 문제 기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주제안을 하자는 내용이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확대 기조에 기업은 ‘주식 등의 대량 보유상황 보고서’에 집중하고 있다. 만약 국민연금이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나 일반투자로 바꾼다면,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주주총회에서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경영참여로 바꾼다면 국민연금이 회사와 반대 의견을 가진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할 수도 있다. 일반투자로 바꿔 배당정책 변경이나 이사 및 감사선임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 등 적극적인 유형의 주주활동을 펴는 것도 경계할 요인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지난해 2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95개사에 대한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게다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주주제안을 하자는 내용이 오간만큼, 스튜어드십 코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10대 국부펀드 도약 위해 ESG 강조하는 KIC
지난해 수익률 13.71%(23조7000억)를 기록하며 세계 최상위권 이익률을 낸 한국투자공사(KIC)가 올해는 ESG에 방점을 찍겠다고 나섰다. KIC는 세계 1위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수익률(10.9%)을 훌쩍 넘은 성과를 바탕으로 운용 규모를 확대해 세계 10대 국부펀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IC는 5년 새 운용자산을 2배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2015년 918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기준 1831억달러(약 199조2000억원)로 키운 것이다. 특히 최근 2년간은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420억달러(약 43조원)를 벌었다. 2006년 KIC가 투자를 시작한 이래 누적 투자수익률은 710억달러, 투자 15년간 전체 이익의 60%를 최근 2년간 번 것이다.
글로벌 국부펀드로 도약하기 위해 ESG에 방점을 찍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 자금 180조원가량을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KIC는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2019년엔 구체적인 책임투자 업무지침을 내놓으며 ESG 투자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9년 국내 최초로 3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ESG 전략 펀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같은 해 6월엔 정부가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발행에 참여한 뒤 발행자금을 위탁받아 미국의 친환경 오피스 빌딩과 남미·아프리카 내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폐기물 처리 사업 등에 투자했다.
세계적인 국부펀드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ESG를 적용하고, ESG 전략펀드 규모도 확대할 예정이다. 최희남 KIC 사장은 “투자 과정에서 모든 기업의 ESG 등급을 감안하고 있으며, 운용사도 각 사의 ESG 정책을 고려해 선정하고 있다”며 “1년 반 동안 운용한 ESG 전략펀드도 규모를 확대해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