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마존, 새 탄소크레딧 인증 기준 제시…ICVCM 있는데 왜?

2024-07-02     송준호 editor

아마존이 베라와 손잡고 새로운 자발적 탄소시장의 인증 프레임워크인 ‘아바쿠스(Abacus)’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인증 프레임워크는 자발적 시장에서 거래되는 탄소크레딧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된다. 

문제는 아마존이 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는지다. 현재는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위원회(ICVCM)이 낸 핵심원칙과 프레임워크가 가장 공신력 있는 기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아마존도 제프 베조스 CEO가 설립한 100억달러(약 14조원) 규모의 어스펀드(Earth Fund)로 ICVCM을 지원하고 있다. 아마존이 ICVCM에 지원한 금액만 해도 1100만달러(약 153억원)가 넘는 것으로 확인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의 탄소중립 책임자인 제임스 멀리건이 인터뷰에서 “아마존은 ICVCM의 활동을 평가하고 지원해 왔지만, 더 야심 찬 표준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시장에 등장시킴으로써 기준이 난립하여 시장이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진=언스플래시

 

고개 숙인 ICVCM, 아바쿠스와 통합하기 원해

자발적 탄소시장의 주 고객인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는 아바쿠스로 인증한 탄소 크레딧을 2000만톤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과 베라는 수 주 안에 아바쿠스 라벨을 붙인 탄소 크레딧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큰손들이 아마존의 기준을 활용하겠다고 나서자 ICVCM에 비상등이 켜졌다. ICVCM의 페드로 마르티네스 바라타 부의장은 “각 기업이 원하는 인증 기준을 선택하면 시장은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ICVCM과 아바쿠스를 통합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바라타 부의장은 “ICVCM이 베라의 탄소 크레딧 인증 방법론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 방법론을 승인하면 아바쿠스로 인증한 크레딧도 ICVCM 인증으로 나온 크레딧과 동일하게 취급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베조스 어스펀드의 기업 행동 및 시장 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켈리 키지어 ICVCM 이사는 “아바쿠스는 ICVCM과 경쟁이 아닌 보완의 관계에 있다”며 “우리는 탄소크레딧의 무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발적 탄소시장 인증 프레임워크, 낮은 신뢰도 문제는 해결해야

환경보호기금(Environmental Defense Fund)이 금융 정보 제공업체 MSCI의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장은 매년 3억 톤의 배출량을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쇄로 생성된 크레딧이 모두 인증을 받지는 않았다. ICVCM의 주요 품질 라벨인 핵심탄소원칙(CCP)은 2700만 톤의 상쇄 크레딧을 인증하는데 활용됐음이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자발적 탄소시장이 가진 신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마존이 아바쿠스를 만들어 환경 영향을 상쇄하려는 시도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 환경 비영리단체인 카본마켓워치의 정책 책임자 질 뒤프라센은 "이 전략에 대한 주된 우려는 아마존의 환경 영향이 사라지지 않음에도 크레딧 구매를 통해 무효화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 평가 회사 칼릭스 글로벌의 수석 과학자 데보라 로렌스는 “아바쿠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를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한다는 점은 환영한다”라며 “다만, 프로젝트가 영구적으로 탄소를 제거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기에 이에 대한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2년에 7130만톤의 탄소를 배출했는데, 공급망에서 5498만 톤이 발생했다. 멀리건 탄소중립 책임자는 “아마존이 가장 큰 탄소 배출권 구매자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회사의 사업 탈탄소화 노력을 대체하는 데 이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가 아바쿠스 라벨을 받기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바쿠스 라벨은 프로젝트가 베라의 방법론을 충족하는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