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업계 덮친 공급망 인권 이슈...글로벌 로펌, 법적 리스크 경고

2024-07-05     송선우 editor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들이 잇따라 노동착취와 강제 노동 문제에 연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밀워키 툴, 디올, 아르마니, 스케쳐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들이 이러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법적 리스크와 조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강제노동 및 노동착취 의혹받는 소비재 업계..

검찰조사, 법적 소송까지 발생하며 사건의 심각성 높아져

중국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스캔들에 연루된 미국 신발브랜드 스케쳐스

글로벌 공구기업, 밀워키 전동공구(Milwaukee Tool)는 전 중국 수감자 슈 룬(Xu Lun)이 제기한 강제노동 관련 소송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슈 룬은 지난 2022년, 중국 후난성 치산 교도소에 수감돼 강제 노동을 하며 밀워키 전동공구의 장갑을 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감자들이 하루 13시간씩 일하며, 매달 약 1.41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슈 룬은 신변 안전을 이유로 가명을 사용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밀워키 전동공구 측은 “강제 노동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해당 주장을 일축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명품 브랜드 디올과 아르마니가 불법 이주 노동자들을 착취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밀라노 검찰의 조사 결과, 디올과 아르마니의 공급망 내 일부 가죽 생산공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법정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디올 가방의 원가는 약 53유로(7만9000원)에 불과하지만, 해당 가방은 매장에서 2600유로(387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사건의 논란이 커졌다. 아르마니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제품을 제작하고 있었으며, 일부 노동자들이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신발 브랜드 스케쳐스는 공급망에서 신장 위구르 강제 노동에 연루된 혐의로 미국 국토안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스케쳐스의 협력업체인 동관 오아시스 슈즈 (Dongguan Oasis Shoes)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동과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으며, 이에 따라 해당 기업 제품의 미국 수입이 금지됐다.

스케쳐스 측은 이에 대해 “강제 노동의 증거를 찾지 못했으며, 자사 협력업체가 위구르 노동자들을 고용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법적 절차를 준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로펌, 소비재 섹터의 높은 법적리스크 지적… 

법적 처벌 넘어 소비자 집단 소송으로까지 이어 질수 있어

글로벌 로펌 화이트 앤 케이스(White & Case)는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과 EU공급망 실사법(CSDDD)의 법적 리스크가 높은 산업 중 하나로 소비재 섹터를 꼽고 있다. 이는 공급망 인권리스크가 높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주요 생산시설들이 섬유, 가죽, 소규모 기계부품 등 소비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중간재를 공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EU는 공급망 내에서 중대 인권침해 발생 시 협력사 제품 수입금지, 검찰 조사 등의 강력한 법적조치를 감행하고 있어 법적 리스크가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화이트 앤 케이스는 블루 워싱(Blue Washing)에 대한 소비자 리스크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블루워싱이란 그린워싱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회(S)분야의 소비자 기만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이에 대한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현상을 일컫는다.

전세계적으로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많은 기업들이 공정 무역, 사회적 가치, 공급망 인권 존중과 같은 요소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와 반대되는 사건이나 부정적 영향이 발견될 경우 시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화이트 앤 케이스는 “최근 EU는 기업의 그린워싱에 대해 소비자 단체가 집단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한 바 있는데, 이 범위가 사회(S)분야까지 확대된다면, 공급망 인권 이슈에 대한 소송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