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보호청, ‘미국 기후 변화지표’ 8년 만에 제5판 발표

2024-07-05     유인영 editor
‘미국 기후 변화 지표 : 제5판’ 표지 / EPA

2일(현지 시각)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미국 기후 변화 지표 : 제5판(Climate Change Indicators in the United States: Fifth Edition)’을 발표했다. 2016년 제4판 발간 이후 8년 만이다. 

올해 보고서에는 해양 폭염과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 사망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미국 도시의 폭염 기간, 1960년대보다 46일 더 길어져

미국에서 "열 관련"으로 분류된 사망자 수, 1979-2022년 / EPA

1992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모든 산업 부문에서 총 986명의 노동자가 폭염에 노출되어 사망했다. 이 중 334명의 건설 노동자가 작업 중 열 노출로 인해 사망, 건설 부문이 전체 직업적 열 관련 사망의 약 34%를 차지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2일 노동자들을 폭염으로 보호하기 위한 최초의 연방 규칙을 발표하며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했다.

노동자 폭염 노출이 증가한 이유는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에는 연평균 2회의 발생하던 폭염이 2010년대와 2020년대에는 연평균 6회로 증가했다. 미국 도시 전체의 폭염 기간 평균은 1960년대보다 46일 더 길어졌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주요 도시 지역의 폭염은 평균 4일 정도 지속됐는데, 1960년대의 평균 폭염 기간인 3일보다 하루가 길어진 것이다. 

게다가 폭염의 강도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23년은 온도계 기반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따뜻한 해였고, 2016년은 두 번째로 따뜻한 해였다. 2014~2023년은 관측 이후 가장 따뜻한 10년이었다.

 

해양에 미치는 영향…어류 북상, 조수 범람, 홍수

해수면 온도는 1880년 관측 이래 지난 30년 동안 다른 어느 때보다 지속적으로 높았다.

해수 온난화와 함께 미국 연안의 많은 해양 생물종이 북쪽이나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북동부의 아메리칸 랍스터, 흑농어, 붉은 대구는 평균 233km 북쪽으로 이동하는 등 수산업에서 중요한 여러 어류의 이동이 발생했다.

해양 종의 위도 및 수심 변화, 1974-2022년 / EPA

1982년부터 2023년 사이 미국 대부분의 연안 해역에서 해양 폭염의 연간 누적 강도가 증가했다. 특히, 미국 북동부와 알래스카 연안 해역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한 지역에서 연간 누적 강도가 증가한다는 것은 해양 열파의 빈도가 흔해지고, 기간이 길어지고, 강도가 세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 해안선을 따라 조수 범람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장기 데이터가 있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1950년대 이후 조수 범람이 증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절반 이상의 지역에서 홍수가 1950년대보다 최소 5배 이상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연간 홍수 발생률의 증가율은 하와이 대부분의 지역과 동부 및 걸프 연안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국 서부의 스노우팩 기간 길이 변화, 1982~2023년 / EPA

한편, 기후 변화는 바다 뿐만 아니라 내륙 담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강수량 패턴의 변화, 가뭄, 적설량 감소 등이 모두 수자원 공급에 위험을 초래하여 지역사회, 생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천연 저수지 역할을 하는 스노우팩(snowpack·산에 쌓인 눈덩이) 기간은 평균 약 15일 감소했다. 1982년부터 2023년까지 측정된 지역의 80%에서 스노우팩 기간이 짧아졌다.

 

‘미국 기후 변화 지표 : 제5판’은 기후 변화의 원인과 영향에 관련된 EPA의 총 57개 지표 중 일부 하이라이트를 제시했다. EPA는 미국 및 국제 정부 기관, 학술 기관 등 50개 이상의 데이터 제공자와 협력하여 기후 변화에 대한 주요 지표 데이터를 제공한다. 2010년 초판을 발행한 이래로 EPA는 기후 변화 지표에 대한 최신 온라인 자료를 상시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