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펑리튬, 1.5조원 규모의 파생상품 데스크 구축
1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중국 리튬 업체 간펑리튬(SHE: 002460, HKG: 1772)이 파생상품 거래 데스크를 운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간펑리튬은 15일 파생 상품을 사용하여 국경 간 투자의 위험을 낮추고 금융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거래 상품은 증권, 지수, 상품, 이자율 등과 연계된 금융 파생상품으로 하루 최대 포지션은 80억위안(약 1조5000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거래 방식은 주로 해외 및 장외 거래로 진행될 예정이다.
간펑리튬은 파생상품 거래가 해외 투자 및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간펑리튬의 파생상품 거래 데스크 구축은 극심한 변동성과 지정학적 긴장의 시기 이후 리튬 업계가 위험을 헤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리튬 시장은 배터리 소재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게다가 간펑리튬을 비롯한 리튬 업체들은 각국 정부의 자원에 대한 접근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등 지정학적, 규제적 변화에도 부딪혔다.
간펑리튬,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투자 늘려
선전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간펑리튬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업계의 상황을 반영한다. 2021년 121홍콩달러(약 2만1000원) 이상으로 정점을 찍은 후 폭락하여 현재 주가는 17홍콩달러(약 3000원)로 최고가의 7분의 1 수준이다.
리튬 가격 하락으로 간펑리튬의 순이익이 급감했다. 10일 닛케이 아시아의 보도에 따르면, 간펑리튬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반기 실적 예상치를 내놓았다. 간펑리튬은 7억6000만위안(약 1400억원)에서 12억5000만위안(약 2400억원) 사이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58억5000만위안(약 1조1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그러나 간펑리튬은 이익 감소에도 투자를 늘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기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호주와 미국의 주요 리튬 업체들은 생산량과 지출을 대폭 줄이고 있지만 간펑리튬을 포함한 중국 리튬 업체들은 추세를 거스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리튬 업체들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데에는 향후 리튬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따라 호황과 불황을 거듭하는 리튬 사이클도 장기적으로는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간펑리튬은 중국에서의 사업 외에도 아르헨티나, 호주, 말리, 멕시코에 자원을 보유하는 등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같은 날인 16일 간펑리튬은 별도의 공시를 통해 아르헨티나 프로젝트를 위해 최대 2억달러(약 2750억원)에 해당하는 5년 만기 해외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