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알래스카 석유 임대 판매 기각…환경단체의 승리
미국 알래스카 연방법원이 이 지역의 석유 및 가스 임대 프로젝트를 기각했다고 로이터, CNN 등의 외신이 16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판결은 1년 전에 이뤄진 승인 결정을 뒤집는 것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곳은 석유 및 가스 임대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속적인 소송이 이뤄지는 지역이다. 지난해 환경단체 어스 저스티스를 비롯한 6곳은 알래스카에서 석유 시추를 진행하고자 하는 글로벌 석유 기업 코노코필립스(Conoco Phillips)의 ‘윌로우 프로젝트(Willow project)’에 반발해 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당시 프로젝트에 반대하는 온라인 캠페인과 청원이 이어졌지만, 알래스카 연방 법원은 내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로 알래스카의 거의 100만에이커(약 40만5000제곱미터)에 달하는 연방 수역이 석유 및 가스 개발에 개방되었다.
하지만 1년 뒤인 지금은 이전의 승인을 뒤집은 판결이 나왔다.
멸종위기종 벨루가 고래 피해를 미칠 선박 소음영향 평가 안 해
연방 지방 법원의 샤론 글리슨(Sharon Gleason) 판사는 판결에서 "연방 정부가 앵커리지 남서쪽으로 뻗어 알래스카 만과 연결되는 좁은 수역인 쿡 인렛(Cook Inlet) 지역의 임대 매각을 진행할 때 내무부가 합리적인 범위의 대체 임대 지역을 고려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판사는 "이는 국가 환경 정책법을 위반하는 것이며, 해당 지역의 '벨루가 고래'에 피해를 미치는 선박의 소음 영향을 평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즉, 법원은 미국 정부가 매각을 실시할 때 법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쿡 인렛 벨루가(Cook Inlet belugas)는 2008년에 멸종 위기에 처한 종 목록에 추가되었으며 현재 279마리의 고래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루가 고래는 사냥 또는 서로의 위치 파악, 장애물 회피를 위해 소리를 이용한다. 이 과정이 소음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어 글리슨 판사는 "해상 채굴 임대가 법률에 의해 의무화되어 있지만 연방 정부는 멸종 위기에 처한 종 보호법과 국가 환경 정책법과 같은 기존 법률을 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법률이라고 해서 기존 법률을 적용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해상 채굴 매매에 이의를 제기한 환경 법률 회사 어스 저스티스(Earthjustice)의 변호사 캐럴 홀리(Carole Holley)는 이번 판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법적 승리는 알래스카 지역 사회, 멸종 위기에 처한 벨루가 고래, 그리고 더 뜨거운 지구에 직면하게 될 미래 세대의 승리다"라고 전했다.
CNN은 내무부 대변인에게 글리슨 판사의 결정에 대해 물었지만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글리슨 판사는 환경 분석 전까지 쿡 인렛 해역에서 시추를 하려는 석유 및 가스 기업 힐코프(Hilcorp)의 입찰을 폐기했다. 내무부는 환경 분석을 다시 해야 하며 환경 분석은 2024년 선거 이후인 내년에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