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의 기후 정책…바이든과 다른 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고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뉴욕타임스, 폴리티코, ABC 등 외신은 해리스와 바이든의 주요 이슈에 대한 견해 차이에 대해서 발 빠른 분석을 내놓았다.
21일(현지 시각)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몇 시간 만에 나온 분석은 해리스 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지방 검사,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상원의원, 대선 후보, 부통령 등 정계 경력을 거치는 동안 밝혔던 입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2019년 대선 후보 당시 10조달러 규모의 기후 계획 제안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의 기후 변화 대응 계획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고 전했다.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해리스 부통령은 10조달러(약 1경3800조원) 규모의 기후 계획을 제안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 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막기 위해 향후 10년간 10조달러의 공공 및 민간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기후, 에너지, 인프라 및 기술 법안에 포함된 1조6000억달러(약 2000조원)의 연방 비용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현재 정책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 오염 수수료’를 제정하고 화석 연료에 대한 연방 보조금을 종료도 약속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법무장관으로서 셰브론과 BP, 코노코필립스, 필립스 66 등 석유·가스 회사를 상대로 환경오염 문제로 소송을 제기해 5000만달러(약 700억원)의 합의금을 모았다.
또한, 알리소 캐년 천연가스 시설에서 메탄이 누출된 사건에 대해 '서던 캘리포니아 가스'를 고소했고, 2007년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해 4400만달러(약 600억원)의 합의금을 받았으며, 기후 변화의 위험에 대해 대중을 오도했다는 혐의로 엑손 모빌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기도 했다.
환경 정의 강조…저소득층 지역 사회 기후 영향 더욱 심하게 받아
해리스 부통령은 기후 변화가 저소득층 지역 사회와 유색인종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프레임워크인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2019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해리스 부통령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은 환경 규칙과 법률을 저소득층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평가하여 우선시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다.
비록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기후 평등법(Climate Equity Act)이라는 이름의 이 법안은 해리스 부통령의 환경적 우선순위에 대한 견해를 보여준다.
법안에 따르면, 모든 환경 규제 또는 법률은 저소득층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평가된다. 저소득층은 홍수 지대, 고속도로 또는 발전소 근처 또는 오염된 토지(’브라운 필드’)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더욱 심하게 받는다. 법안에는 독립적인 기후 및 환경 정의 책임 사무소를 설립하고 여러 연방 기관 내에 '기후 정의에 대한 수석 고문' 직책을 신설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의 프래킹 반대 적극 공격
2020년 CNN 기후 변화 포럼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프래킹과 해상 굴착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 선출된다면 공공 토지에서 화석 연료를 위한 임대도 금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흙 퇴적암층에서 나오는 셰일가스는 석유나 석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매장량이 많아서, 2000년대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 붐이 일었다. 프래킹(fracking)은 셰일가스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화학약품을 혼합한 액체를 고압으로 분사시켜 암석을 깨트리고 가스를 뽑아낸다. 환경단체들은 화학약품과 가스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프래킹 금지 지지를 공격하는 데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화석 연료 산업의 적극적인 지지자인 J.D. 밴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을 고려할 때, 프래킹 문제는 이번 대선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