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산업 키우려는 독일, 수소 라인 깔려는 이탈리아

2024-07-29     홍명표 editor
 독일 국기./픽사베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중단된 독일이 수소 공급과 생산,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먼저, 독일의 유틸리티 기업 EnBW는 2032년까지 운영할 계획으로 수소를 운반하는 파이프라인 건설에 10억 유로(약 1조5046억원)을 투자한다고 로이터가 25일(현지시각) 전했다. EnBW가 건설하려는 수소 운송 파이프라인은 독일 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의 운송과 유럽 전역과 그 외 지역에서 독일로 수소를 수입하기 위한 것이다.

 

독일산  그린 수소 가격 경쟁력과 막대한 자금 조달이 관건

독일은 화석 연료의 대안으로 풍력 및 태양광으로 생산되는 그린 수소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린 수소에 투자하는 이유는 에너지 전환 이외에도 탄소 발자국을 줄인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다. 로이터에 의하면, 독일은 지난 10년간 수소 관련 특허도 많이 획득했다고 한다.

또한, 독일의 철강과 화학업계 관계자들은 석탄과 가스 기반 그레이 수소를 그린 수소로 대체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유틸리티 업체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전기분해와 수소 수입 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수소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독일의 가스발전소는 2024년 말이나 내년 초까지 입찰에 들어간다. 

철강업체 중에서 티센크루프(Thyssenkrupp), 잘츠기터(Salzgitter)와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도 수소에 베팅하여 녹색 철강 생산에 수십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유틸리티 기업의 경우에는 독일의 RWE는 2030년 말까지 2GW의 전기분해와 수소로 전환할 수 있는 3GW급의 가스 발전소를 계획하고 총 550억 유로(약 83조원)를 투자한다. 총 투자액 가운데 20조원 이상은 수소에 투자한다. 또한, 유니퍼(Uniper)는 잘츠기터와 계약을 체결, 빌헬름스하펜(Wilhelmshaven)에서 암모니아를 수소로 만드는 시설에 수소를 공급한다.

그러나, 수소 운반용 파이프라인 건설에는 거액이 필요하다. 로이터에 의하면, 총 연장 9666km의 파이프라인을 포함한 수소 네트워크의 총 비용은 약 197억 유로(약 30조원)나 든다고 한다. 여기에 전해조와 수소 저장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기분해 플랜트와 재생 가능 용량을 추가한다면, 독일 PwC의 계산상 2030년까지 총 650억~800억 유로(약 99~120조원)가 들 것이라고 한다.

화석연료 매장량이 적은 독일은 전통적으로 에너지 수입국이었다. 그래서, 독일은 파트너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수소의 경우 영국, 노르웨이, 네덜란드와의 기존 무역 관계를 활용할 수 있으며, 남부 유럽, 북아프리카, 호주, 캐나다, 칠레와도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고 있다.

독일 경제부는 최근 "수소 수입 전략은 독일 수소 정책의 주요 구성 요소로 내수시장 확대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보완한다"고 밝혔다. 경제부는 2030년까지 연간 95~120테라와트시(TWh), 2045년까지 360~500TWh의 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수입은 이러한 수요의 50~70%를 충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수치는 2045년 독일의 수소 기반 에너지 소비가 2030년 독일의 총 전력 수요 예측과 일치한다.

진짜 문제는 독일산 수소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냐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2030년 독일의 수소 생산 비용이 킬로그램당 10달러가 될 수 있다는 데이터를 로이터에 제공했다. 이는 저렴한 재생 에너지와 낮은 인건비로 그린 수소를 만드는 국가와 경쟁이 힘든 가격이다. 그런 국가에서 수입하면 킬로그램당 3~8달러면 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지중해에서 북유럽 연결하는 수소 네트워크 올 가을 제안

한편, 이탈리아도 수소 관련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탈리아 에너지 장관은 24일(현지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올 가을 남부 지중해에서 북유럽으로 수소를 운송하는 네트워크를 제안하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스위스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outhH2’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수소 운송 네트워크는 북아프리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을 연결, 남부 지중해에서 생산된 재생 가능한 수소를 유럽으로 운송한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로부터 우선순위 지위(priority status)를 획득했다. 우선순위 지위란 신청자가 다른 신청자보다는 패널티를 적게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상태를 말한다.

질베르토 피체토 프라틴(Gilberto Pichetto Fratin) 장관은 "우리는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거쳐 독일로 수소 수송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가 구상하는 수소 운송 네트워크는 총 연장 3300km로, 연간 400만 톤(Mtpa) 이상의 수소 수입 용량을 갖췄다. 이 파이프라인은 2030년으로 설정된 유럽 연합의 수소 수입 목표의 40%를 처리할 수 있으며 빠르면 2030년에 가동할 수 있다고 한다.

로이터에 의하면,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 독일 남부에 가스와 수소를 공급하기 위해 독일 바이에른 주 정부와 예비협상을 했다. 또한, 리비아, 튀니지와의 파이프라인 연결과 녹색 연료를 암모니아로 전환하여 유럽으로 운송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