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석유업계, 횡재세 75%→78% 인상 공약에 명확한 세금 정책 설명 요구

2024-07-30     유인영 editor
에퀴노르 CEO 앤더스 오페달 / 에퀴노르

영국 석유·가스 업계가 노동당의 총선 캠페인에서 횡재세(초과이윤세)를 75%에서 78%로 인상하겠다고 공약에 대해 세금 정책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28일(현지 시각)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의 CEO 앤더스 오페달(Anders Opedal)의 발언을 보도했다. 에퀴노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최대의 석유·가스 업체로 발돋움했다. 

영국 셰틀랜드 해안에서 약 80마일(약 130km) 떨어진 로즈뱅크 유전 개발은 영국 북해에서 진행되는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로, 2030년까지 영국 석유 생산량의 약 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퀴노르는 로즈뱅크 유전 개발의 8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오페달은 노동당의 총선 캠페인에서 횡재세를 75%에서 78%로 인상하겠다고 공약에 대해 세금 정책을 명확히 해달라는 석유·가스 업계의 요청을 전했다. 석유·가스 업계는 횡재세로 인한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강조해 왔다. 그는 "모든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는 대규모 장기 투자이며 예측 가능성과 안정적인 재정 체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퀴노르는 로즈뱅크 유전 개발 프로젝트가 약 25년 동안 영국 경제에 약 250억파운드(약 44조원)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25년 2분기 정점에 달할 때는 최대 2000개의 '정규직에 상응하는'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단체, 전기화에 대한 약속 파기 시 유전 개발 프로젝트 승인 결정에 의문 제기될 것

로즈뱅크 유전 개발 계획은 환경 단체의 반대에 직면해 있다. 작년 말 환경단체 업리프트와 그린피스는 북해 전환 당국의 프로젝트 승인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사법 검토에 착수했다.

오페달은 "에퀴노르가 재생 가능한 전기로 전력 운영을 하여 배출량을 70% 이상 줄이겠다는 야망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계획은 전기화를 계속하는 것이지만 재정 제도의 변화로 인해 이전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FT에 말했다.

업리프트의 전무이사 테사 칸(Tessa Khan)은 "에퀴노르가 전기화에 대한 회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프로젝트 승인 결정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즈뱅크의 매장량을 추출함으로써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엄청날 것이며, 전기화 없이는 이미 취약한 석유 업계의 기후 목표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공약, 에너지 이익 부과금 비율 3% 포인트 인상, 투자 공제 제거

이달 초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노동당은 북해 추출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북해 가스 및 유전 시추에 대한 신규 면허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보수당 정부가 에너지 안보와 국민 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북해 석유 및 가스 생산을 최대화하겠다고 공약한 것과 극명하게 달랐다.

노동당은 총선 공약에서 석유·가스 회사가 독창성이나 투자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충격으로 영국 가계 물가가 상승한 덕분에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며, 횡재세로 불리는 에너지 이익 부담금(Energy Profits Levy)의 일몰 조항을 다음 의회가 끝날 때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부과금 비율을 3% 포인트 인상하고 부당하게 관대한 투자 공제를 없앨 것이라고 약속했다.

석유·가스 업계는 기업이 투자 지출을 상쇄할 수 있는 투자 공제를 없애려는 계획은 기업 활동을 억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페달은 "물론 노동당의 공약을 알고 있으며, 향후 재정 정책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