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탄소크레딧 사기…구매자들에게 주의 촉구

2024-08-06     유미지 editor
브라질 정부가 탄소배출권 구매자들에게 사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Carbon Direct.com

브라질 환경부 장관이 브라질의 탄소배출권 구매자들에게 사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지난 6월, 브라질 연방 경찰이 아마존에서 가장 큰 탄소 배출권 프로젝트 중 일부를 사기로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환경 전문 미디어 몽가베이(Mongabay)는 지난 5월 브라질 아마존에서 5개의 REDD+ 프로젝트를 소유한 리카르도 스토페(Ricardo Stoppe) 그룹이 목재를 불법으로 세탁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폭로했다. 또한 나라 소유의 토지에 불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탄소 크레딧을 판매했다고 전했다. 

이후 브라질 연방 경찰은 몽가베이의 조사 결과에 동의하며 아마조나스 주 라브레아 시와 아푸이 시에 위치한 포르탈레자 이툭시(Fortaleza Ituxi), 유니터(Unitor), 에버그린 (Evergreen) 프로젝트를 표적으로 삼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총 5명이 체포되고 수십 건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다. 조사 결과 이들이 부정 판매한 탄소 크레딧은 약 1억8000만헤알(약 43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여기에는 공무원 뇌물 수수, 재산 증서 위조, 불법 벌목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크레딧 구매자 중에는 다국적 기업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을 잠재적인 피해자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구매자로는 브라질 저가 항공사 골 항공(GOL Airlines), 음식 배달 앱 아이푸드(iFood), 브라질의 주요 은행 중 하나인 이타오(Itaú)은행, 그리고 글로벌 기업인 도시바(Toshiba), 네슬레(Nestlé), 쇼피파이(Spotify), 보잉(Boeing) 등이 있다.

세계 최대의 자발적 탄소 감축 인증 기업인 베라(Verra)는 경찰 조사에 연루된 3개 프로젝트에 대한 공식적인 검토에 착수했으며, 검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들 프로젝트에 대한 크레딧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규제시장과 자발적 탄소시장 함께 가야 할 것

브라질의 환경부 장관인 마리나 실바(Marina Silva)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가 탄소 크레딧 메커니즘의 신뢰성과 무결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라며 “많은 양의 탄소 흡수원을 지닌 개발도상국에게 해롭다”라고 전했다.

의혹이 일어난 프로젝트는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운영되었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배출권의 사용이 법적으로 요구되지 않으며 정부에서 규제하지도 않는다.

현재 브라질에는 자발적 탄소 시장만이 존재한다.

이에 지난 9월 브라질 정부는 배출량을 규제하고 기업이 탄소 의무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브라질 온실가스 배출량 거래 시스템(SBCE)에 대한 법안 초안을 내놓았다. 이 법안은 기업 배출량을 연간 2만5000미터톤으로 제한하는데 이 양을 초과하는 기업은 배출량을 줄일 방법을 찾거나 탄소 크레딧을 구매해 상쇄해야 한다.

실바 장관은 “이런 불법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서 이 법안이 가능한 한 빨리 승인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다. 이 법의 초안에 브라질에서 삼림 벌채와 배출량의 주요 원인인 농업 분야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판론자들은 브라질의 탄소 시장 관련 법안이 국가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농업 부문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제안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영하는 의견도 있다. 브라질의 투자 회사인 파마 리캐피털(fama re.capital)의 기후 관리 책임자인 캐롤라인 딜 프롤로(Caroline Dihl Prolo)는 파이낸셜 타임즈에 “규제된 탄소 시장을 만드는 것은 사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출량을 통제해야 하는 기업은 또한 일정 한도까지 자발적 탄소 시장에서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딜 프롤로는 "이를 위해 자발적 탄소시장은 규제시장에 대해 정부가 아직 내놓지 않은 규칙을 충족해야 한다. 실제로는 두 부문 모두에서 효과적인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