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기업자문위, 기후채권 발행 제안…탄소크레딧 네트워크는 시범운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자문위원회인 ABAC가 지난 4일(현지시간)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자금을 조달할 때 외화 변동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자 통화 바스켓에 지수화된 기후 채권을 발행하자고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 카본 헤럴드 등이 보도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기후 관련 자연재해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아직 화석 연료에 의존하거나 통화 시장 변동에 취약한 나라가 많아서 에너지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의 싱크탱크 엠버(Ember)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 석탄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이기도 하다.
ABAC는 이 지역 정부에 통화 바스켓에 지수화된 이자 및 원금 상환이 포함된 10년 만기 채권을 발행할 것을 요청했다.
호주의 태스크포스 프로젝트 리더 중 한 명인 톰 할리(Tom Harley)는 “이러한 채권은 개발도상국이 태양광 농장과 저장 시설을 구입할 수 있는 외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대출 기관의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이러한 자금 조달 방식은 투자자들에게 더 큰 안정성과 확실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환경친화적 프로젝트로의 자본 흐름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고 카본 헤럴드는 전했다.
자발적 탄소시장 프로그램의 시범 운행을 제안
또한 ABAC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위한 자발적 탄소시장(VCM)을 개발하기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민간 자금을 기후 프로젝트에 공급하는 메커니즘인 자발적 탄소시장은 아시아 내에도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국경 간 기준이나 규제 인프라는 부족하다.
ABAC의 재무 및 투자 태스크포스 책임자이자 전 일본은행 부총재인 나카소 히로시(Nakaso Hiroshi)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구축하려는 것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에서 상호 운용 가능하거나 상호 거래 가능한 자발적인 탄소 크레딧 네트워크다. 이는 이 지역이 저탄소 사회로 전환되는 것을 가속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카소 책임자는 이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비슷한 목표를 가진 국가들이 시험적으로 국경 간 탄소 배출권 거래에 참여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잠재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ABAC는 올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권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