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리콘밸리 태양광 선구자 선파워, 파산 신청
실리콘밸리 태양광의 선구자인 선파워(SunPower)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에서 파산 신청을 했다고, 로이터, 블룸버그, CNBC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스탠포드 대학교 교수 리처드 스완슨(Richard Swanson)이 1985년 설립한 선파워는 2000년대 초반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점점 강해지면서 청정기술 헤드라인을 장악했으며 2005년에 상장했고 2006년에 처음으로 수익을 냈다. 그 후 선파워는 빠르게 수십억 달러의 시가총액에 도달했으며 최근 2021년까지 가치가 100억달러(약 13조7480억원)에 달했다.
선파워, 39년간 많은 역경을 이겨냈지만, 사실상 청산에 들어가
2011년에는 프랑스의 석유와 가스 분야 거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가 선파워의 대주주 지분을 인수했다. 선파워는 2019년 싱가포르에서 제조부문을 별도의 사업체로 분리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선파워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중국 경쟁업체와 경쟁할 수 없고 선런(Sunrun), 선노바(Sunnova) 같은 경쟁업체에 밀려났으며, 코비드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업체의 인해전술 등의 영향으로 고전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동안 선파워는 재무 결과의 몇 분기를 재작성해야 하는 등 회계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 4월말, 선파워는 3800명의 직원 중 약 4분의 1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지난 7월 17일, 선파워는 딜러 네트워크에 더 이상 신규 임대 또는 전력 구매 계약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통지를 보냈다. 이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지 않는다는 의미였다.
또한, 배송됐으나 아직 설치되지 않은 태양광 패널 설치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마지막 미국 공장이 폐쇄된 후, 지난해에는 2억2700만 달러(약 31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이 회사는 2023년 수익을 잘못 기재했기 때문에 일부 대출 기관에 조기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7월 선파워는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회계 관행에 대한 소환장을 받았고,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은 이 회사의 고위 경영진이 재무제표와 관련된 위법 행위에 연루되었다는 주장을 이유로 지난 6월 이 회사의 감사직을 사임했다. 언스트앤영은 이미 지난 12월, 선파워는 신용 계약을 위반하고 회사의 운영 능력에 대해 상당한 의심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선파워는 미국 파산법(U.S. Bankruptcy Code) 제11장에 따라 자발적으로 구제절차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면, 이해관계자는 선파워의 자산에 입찰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베테랑 청정기술 기업가인 존 도어(John Doerr)와 TJ 로저스(Rodgers)가 투자하고 있는 컴플리트 솔라리아(Complete Solaria)에 자산구매계약(APA)를 체결했다.
자산구매계약의 조건에 따라 법원이 승인할 경우, 컴플리트 솔라리아는 자산을 인수하고, 현금 4500만달러(약 618억원)에 특정 관련 부채를 떠맡게 된다. 컴플리트 솔라리아는 선파워의 레이븐 솔라(Raven Solar), 선파워뉴홈디비전(SunPower New Homes Division), 선파워 딜러 네트워크의 일부를 인수하게 된다.
선파워는 9월 중순부터 하반기까지 자산매각 거래를 완료하기 위해 법원에 승인을 요청했다. 또한, 선파워는 남은 자산에 대한 매각 절차를 계속 진행하고 미국 파산법 제363조에 따라 매각 거래를 성사시킬 계획이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선파워의 부채(11억 달러)는 자산(12억 달러)과 거의 비슷했다. 또한, 파산 신청을 하기 한 달 정도 전에는 캘리포니아 직원 358명을 해고했다.
한편, 선파워는 미국 파산법 제11장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사업 운영 및 관리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사전에 현금 담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법원에 승인을 요청했다. 선파워는 이런 요청에 대해 법원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신속한 매각 절차를 거쳐 남은 자산을 청산하고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다. 선파워의 제11장 진행 절차에 관한 추가 정보는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파워가 파산 절차를 온전하게 통과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 구성 요소는 어떤 형태로든 살아남을 것이라고 한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미국의 다국적 투자은행 레이몬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애널리스트 파벨 몰차노프(Pavel Molchanov)는 “기술적으로 이 파산 절차는 7장(청산)이 아니라 11장(구조조정)이지만 사실상 선파워의 청산”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