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100% 풍력으로

2021-02-15     박란희 chief editor
100% 풍력 에너지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게 되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픽사베이

 

1930년대 초반부터 뉴욕 맨해튼 중심가를 대표하는 초고층빌딩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이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부터 공급받음으로써 미국 건축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02층 381m 높이로, 1972년까지 세계 최고층 건물의 지위를 유지했다. 

4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엠파이어스테이트부동산신탁(ESRT)은 ‘그린마운트에너지’와 3년 계약을 맺고, 전체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풍력에너지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빌딩은 미국 부동산 중 가장 큰 녹색전력 사용자가 됐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자체는 10년 전 이미 환경 친화적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개보수 작업을 거친 바 있다. 당시 미국 에너지정책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공사비가 무려 5억달러(5500억원)가 투입되었는데, 이중 1억달러가 친환경 녹색빌딩으로 개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40%나 줄인 바 있다.  이번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뿐 아니라 ESRT의 13개 초고층빌딩까지 모두 100% 풍력으로 전환한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계약한 그린마운틴에너지는 미국의 대표적인 지속가능한 에너지 공급자로서,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을 전력원으로 하는 공공 및 민간 부동산 그룹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관이다. 

ESRT는 1010만평방피트(93만8000㎡)가 넘는 부동산을 관리하는데, 이 모든 부동산은 향후 3년간 재생에너지로 가동될 전망이다. 이번 전환으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4억5000만파운드가 절약될 예정이며, 이는 대부분의 뉴욕주 가정들이 한달 내내 모든 불을 끄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건물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는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이다. 뉴욕에서는 건물들이 도시 탄소 배출량의 3분의 2 이상을 발생시킨다. 재생에너지를 선택한 것에 대해, 앤서니 몰킨 최고경영자는 "기존 세입자들 중 상당수가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문의해왔다"며 "ESRT 빌딩 공간을 임대하는 많은 기업들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포함하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결정에 나온 데는 뉴욕시의 에너지 효율법안이 큰 동력이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욕시는 지난해 10월 2만5000평방피트 이상을 차지하는 모든 건물에 대해 에너지 평가를 실시하고, 등급을 공개하는 규정을 시행했다. 2024년부터는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는 건축물에 대해 수십만 달러까지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뉴욕시는 2050년까지 배출량을 최소 80%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 건축물은 이산화탄소 배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향후 뉴욕의 수많은 고층빌딩들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같이 친환경 기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