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이다 아니다? 파리 올림픽 재활용 컵을 두고 벌어진 찬반 논란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한 파리 올림픽에 그린워싱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음료판매대에서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음료를 재사용 가능한 컵에 붓는 일을 두고 프랑스 환경단체가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롤랑가로스 테니스 경기장,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리는 수구, 스타드 드 프랑스 육상 경기장 등 다양한 경기장에서 관중에게 제공된 플라스틱 컵을 반환하면 2유로(약 3000원)의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경 운동가들은 “수백만 개의 플라스틱 병 음료수를 수백만 개의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컵에 불필요하게 붓는 것은 플라스틱을 이중으로 사용하는 것이며 이는 그린워싱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리우즈, "올림픽에서 재사용 가능한 제품 경험은 처음" 강조
생물다양성협회 노에(Noé)의 잉그리드 바니(Ingrid Vanhée)는 자신의 링크드인에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판매 중인 플라스틱 컵과 병 사진을 게시하면서 “관중들이 바보로 몰리고 있다. 코카콜라 사가 그린워싱으로 금메달을 따려 한다"고 말했다.
지역 의원이자 프랑스 녹색당 대변인인 소피 부시에르(Sophie Bussière)는 플라스틱 컵에 플라스틱 병을 붓는 것에 대해 "이것은 프랑스나 코카콜라에 대한 좋은 예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과 재활용 컵 서비스 제휴를 맺은 회사, 리우즈(Re-uz)와 재사용 옹호자들은 파리 올림픽이 최대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이 노력이 파리를 넘어 훨씬 더 큰 파장을 일으키기를 바라고 있다.
리우즈는 유럽 6개국과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재사용 및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리우즈의 영업 이사인 옥타브 피르메즈(Octave Pirmez)는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코카콜라를 비롯한 모든 대형 음료 회사에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재사용 가능한 제품에 대한 큰 긍정적 진전"이라고 말했다.
모회사인 임팩트 그룹(Impact Group)는 리우즈가 지난 5년 동안 8000만 개가 넘는 컵을 세척하여 약 129톤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수백만 잔의 음료가 제공될 예정이므로 낭비를 피하고 관중들에게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잠재력은 엄청나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올림픽에서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그들에게는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피르메즈는 덧붙였다.
공중보건 전문가들, IOC와 코카콜라와의 협력이 스포츠 워싱이라 비난
프랑스 매체 르 몽드는 글로벌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코카콜라의 파트너십이 ‘스포츠 워싱’이라 일컬으며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중보건 전문가 그룹 바이탈 스트래티지스(Vital Strategies)는 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코카콜라가 “영양가가 거의 또는 전혀 없는 단 음료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연구진들은 "탄산음료가 영양학적 이점이 낮거나 존재하지 않고, 비만이나 당뇨병 등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질병의 주요 동인 중 하나"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코카콜라와의 관계를 끊을 것을 촉구했다.
이 권고는 의학 저널 ‘BMJ 글로벌 헬스(BMJ Global Health)’에 사설 형태로 기고됐다.
코카콜라는 1928년부터 올림픽 게임을 후원해 왔다. 이번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코카콜라는 1800만 잔의 음료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음료에는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 음료들은 유료 관중에게 판매되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제공된다.
IOC의 마케팅 및 TV 서비스 이사인 앤 소피 부마르(Anne-Sophie Voumard)는 지난 7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일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료계의 비판에 대한 질문을 받고 “브랜드와의 100년 된 파트너십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는 물, 차, 커피, 과일 주스, 청량음료 등 다양한 제품을 제공한다. 따라서 무설탕 옵션이 많이 있다”라고 말했다.
AFP 통신의 질문을 받은 IOC는 "첨가된 설탕을 줄임으로써 제품 라인을 지속적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또한 올림픽에 대한 코카콜라의 자금 지원이 "전 세계 선수들이 훈련하고, 준비하고,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