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장정민의 지속가능경영 스토리】탄소 배출 올림픽의 금, 은, 동은 누구?

2024-08-15     임팩트온(Impact ON)

파리에서 개막한 100년만의 올림픽인 제33회 파리올림픽이 대한민국 선수단의 선전과 함께 마무리됐다. 파리올림픽에서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다.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고 버스에서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등의 방안이 시도됐지만 이로 인해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경기력 이슈는 물론, 참가국의 경제력에 따라 에어컨을 사용하거나 못하는 등의 이슈도 있었다.

필자들은 파리올림픽의 탄소 관련 이슈를 중심으로 검토를 하다가 문득, '만약 탄소배출 감축 올림픽이 열린다면 어떨까?'라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다. 모든 국가가 탄소 감축을 위해 힘써야 하는 것은 이제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각국의 탄소 배출량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많은 국가들이 감축을 위해 더 큰 노력을 해야 공통의 결과물을 더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과 국가별 배출량을 알아봤다.

 

최근 탄소 배출량은 중국이 1위, 누적 배출량 1위는 미국

먼저 1900년과 2020년의 탄소 배출량을 비교했다. 전체 배출량 기준, 19.5억톤에서 319.2억 톤으로 약 16.5배 상승했다.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듯이 1900년도에는 산업과 생산의 중심이었던 미국과 유럽 소재 국가들의 탄소 배출량이 대부분인 반면, 2020년도 배출량에서는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배출량이 눈에 띈다. 지구의 공장이라고 일컬어지는 중국, 인도는 물론 높은 기술력과 소비력을 바탕으로 하는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적, 기술적 발전으로 배출량이 크게 증가된 모습이다.

특히 중국은 107억톤으로 전체 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전 지구적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배출량의 증가를 살펴보니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수긍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과연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이 탄소 감축에 대해 중국에 압박을 할 만한 수준일까? 유럽 국가들의 탄소 배출량 증가 수준은 상대적으로 더디다. 지난 120년간 독일, 프랑스 등은 약 2배 가량 탄소 배출이 증가했고, 영국은 같은 기간 동안 탄소 배출량이 줄어든 모습으로 중국 등을 비롯한 고탄소 배출 국가에 자성의 목소리를 낼 명분은 어느 정도 쌓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량 (1900-2021)/비주얼 캐피털리스트

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미국의 2020년 탄소 배출량은 1900년도 대비 약 8배가 증가했고, 1750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배출량을 보면 4170억톤으로 2360억톤의 중국보다 많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살펴봤을 때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 및 위협의 원인과 이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게만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가별 탄소 배출량은 산업의 발전, 인구수, 경제 수준 등이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인구가 많은 중국, 인도의 인구 1인당 탄소 배출량 역시 가장 높을까? 독립적인 연구그룹인 CAT(Climate Action Tracker)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인구 1인당 가장 높은 탄소 배출량을 보인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미국, 캐나다 등이다. 이들 국가의 1인당 탄소 배출량은 중국의 2배 수준이다. 심지어 인도와 비교해서는 8배나 높은 편이다. 

글로벌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량 (1900-2021)/비주얼 캐피털리스트

 

ESG를 향한 미국과 중국의 변화

일각에서는 중국의 성장과 발전을 막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환경으로 대표되는 지속가능성 관련 규제가 시작됐다고 하는 의견이 있다.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중국의 환경 관련 이미지의 대부분은, 베이징, 상하이 등의 중국 대도시는 황사와 매연으로 대기 오염도가 상당히 높고, 화력 발전소 설립 허가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국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는 최근 중국을 방문해보니 실제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극한의 대기오염으로, 늘 뿌연 하늘로 보이던 상해의 공기는 서울과 크게 차이가 없었으며, 전기차, 전기 오토바이 등이 국내보다도 더 많이 이용되고 있었다.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 인프라가 커버하는 범위가 상당히 넓어졌음은 물론, 신도시 개발 시 교통 인프라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후 개발 및 주요 시설에 대한 건설이 시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된 상해의 중심지에서는 별도의 차량 번호로 도로를 이원화하고 있어 탄소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교통수단을 단순히 전기차로 변경하는 등의 활동이 탄소 배출량의 즉각적 감축으로 바로 나타날 수는 없겠지만,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한 중국의 탄소 배출량 감소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시도되고 변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필자들이 이전에 작성한 바 있는 중국의 지속가능성 정보 공시 의무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어떤가? 전반적으로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11월의 미국 대선 향방에 따라 ESG에 대한 기조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권이 바뀌게 된다면 혼란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물론, 지속가능경영은 말 그대로 지속적으로 꾸준히 시도하고 노력해해야 하는 것이지만, 최근 들어 미국에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지원 방향에 변동성이 있어도 버텨 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어찌 보면 정치나 경제에 대한 방향에서 일관적 모습을 보이는 중국 정부의 모습이 정치 집단의 변화로 수시로 변경될 수 있는 미국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잠시 해보게 된다.


☞ 김형주 엠케이전자(주) 팀장은   

김형주 팀장은 2006년 보광그룹에 입사하여, 현재 엠케이전자(주)에서 IR, M&A, ESG를 담당하는 미래전략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는2020년 ESG 선포를 했으며, 2022년 환경부 스마트 생태공장 구축 사업 운영, 업계 최초 POST 100% 재생제품 UL인증을 취득했으며, 현재 LCA One cycle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기업이다. 실무형 관리자로서 바쁜 와중에도 업무 관련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SG Track MBA 과정을 마쳤으며, ISO37301인증심사원 활동도 하고 있다.

 

☞ 장정민 매니저는

장정민 매니저는 2008년 동아제약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이크레더블과 금호석유화학을 거쳐 현재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이크레더블에서 공급망 ESG 평가 사업을 준비하며 지속가능경영과 ESG라는 영역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금호석유화학 ESG경영관리팀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ESG 관련 업무를 시작했으며 현재 지속가능경영 관련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실무자로서 바쁜 와중에도 업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한양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SG Track MBA 과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