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CEO 연봉 240억원…직원 급여의 268배
미국 최대 노동조합 연합체 AFL-CIO는 미국 S&P 500에 편입된 기업 CEO의 2023년 평균 보수가 1770만달러(약 240억원)에 달한다고 8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CEO 평균 급여 비율은 직원 급여의 268배로 나타났다.
AFL-CIO는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가격을 인상했고, 그 결과 기업 이익과 CEO 급여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023년에 원자재 가격은 3% 하락한 반면, 소비자 물가는 3% 상승했다.
엑손모빌, 존슨앤존슨, 스타벅스 등 여러 업종의 기업이 CEO의 급여 인상을 단행하는 동시에 가격을 인상했다. 엑손모빌 CEO 대런 우즈의 총보수는 2021년 2360만달러(약 321억원)에서 2022년 3590만달러(약 488억원), 2023년 3690만달러(약 501억원)로 2년 동안 57% 증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세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 이상으로 정점을 찍은 2022년, 엑손모빌은 557억달러(약 76조원)의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S&P 500 기업 CEO 급여, 10년간 57억원 증가
IPS, “CEO 인센티브 위한 자사주 매입 대신 일자리 창출해야”
AFL-CIO는 매년 임원 보수 조사(Executive Paywatch)를 발표한다. AFL-CIO는 지난 10년간 S&P 500 지수 기업 CEO 급여가 420만달러(약 57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3년 S&P 500 기업의 CEO 보수는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AFL-CIO는 S&P 500 기업들이 직원에게 투자하는 대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와 기업 임원의 이익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자사주 매입은 CEO의 인센티브 지급을 결정하는 주당 수익을 높인다. S&P 500 기업은 2023년에 7950억달러(약 108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정책연구소(Institute for Policy Studies, IPS)는 7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기업이 자사주 매입에 사용되는 자금을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재투자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반도체법에 따라 연방 보조금을 받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CEO-직원 임금격차는 좁아졌지만…직원 임금 상승 속도도 둔화
268배라는 지난해 임금격차는 272배였던 2022년이나 324배이었던 2021년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로이터는 직원 임금 상승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넬 대학교의 경제학자 저스틴 블레쉬(Justin Bloesch)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노동 시장이 2~3년 전만큼 뜨겁지 않다”고 말했다.
블레쉬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23.91달러(약 3만2500원)였던 미국 생산직 및 비감독직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 소득이 7월 현재 30.14달러(약 4만1000원)로 꾸준히 상승했다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데이터를 소개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증가율은 하락했다. 지난달 노동자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는데, 이는 2022년 3월의 7% 증가율보다 감소한 수치다.
한편, 주주들은 CEO의 급여 추세에 대해 큰 불만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7월 중순을 기준으로 S&P 500 기업 중 '경영진 보수에 대한 주주투표권(Say on Pay)' 권고 결의안에 대한 평균 지지율은 약 9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