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투자 철 이용한 ESS배터리 폼에너지(Form Energy), 미 최대 규모 배터리시설 건설

2024-08-19     홍명표 editor

MS 창업자 빌게이츠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유명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스타트업 폼에너지(Form Energy)가 미 메인주에서 세계 최대 용량의 배터리 저장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카나리미디어 등이 밝혔다. 이 부지는 예전에 제지와 펄프 공장이 있던 부지였다. 

카나리미디어에 의하면, 이번 폼에너지 프로젝트는 미 에너지부의 3억8900만달러(약 5347억원)의 보조금으로부터 제공되는데, 메인주 인근 지역의 해상풍력으로부터 지역 전체에 전력을 송배전하기 위해 이번 배터리저장시설이 사용될 전망이다. 이 프로젝트는 85MW의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고 최대 100시간 동안 방전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에 짓게 될 '메인 주 링컨 프로젝트'는 8500MWh의 전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는 현재 전 세계에 존재하는 어떤 배터리 저장 시설보다 많은 전력 양이다. 

이 발표는 글로벌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이 주도하는 2억 달러(약 2709억원)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와 동시에 이루어졌다. 

 

아르셀로미탈로부터 시리즈D 투자도 받아

2017년 창업한 폼에너지는 창립 당시부터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와 아르셀로미탈 SA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8억3200만달러(약 1조674억원)를 모금해 화제가 된 스타트업이다. 

이 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산화철을 활용한 배터리'를 제조한다는 점, 그리고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가격이 10분의 1 가량 저렴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상업적인 유틸리티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설치된 것은 없었다.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저장시설은 현재 기준으로 볼 때 최대 4~5시간만 방전이 보장된다. 하지만 폼에너지는 최대 100시간까지 방전이 가능하다. 이는 철의 부식 과정을 역이용한 것이다. 

폼에너지의 배터리가 방전할 때는 배터리가 공기 중 산소를 끌어당겨 철을 녹슬게 만든다. 이 프로세스를 역방향으로 실행하면 배터리가 충전된다. 방전된 상태에서는 산화철이 되기 때문에 이를 러스트 (rust) 배터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산소가 방출되고 철이 녹슬기 전 상태로 돌아가면서 배터리가 충전된다. 현재 이 기술은 특허출원 중이다. 특히 철은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금속이기 때문에 제조 가격이 리튬 이온 배터리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폼에너지는 ESS용 배터리 단가를 키로와트시(kWh)당 20달러 미만으로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러스트 배터리의 단점은 에너지를 빨리 저장하거나 배출하기 어렵다는 점인데, 폼 에너지가 개발한 철 이온 배터리는 충방전 사이클이 100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에너지 저장장치 용도로 적합하다. 

 폼에너지가 특허 신청한 기술의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홈페이지.

 

유틸리티 규모 배터리 저장시설 건설 계약 

​폼에너지는 두 건의 의미있는 유틸리티 규모 배터리 저장시설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는 미국 남부에 본사를 둔 미국 가스 및 전기 유틸리티 지주 회사 서던 컴퍼니의 가장 큰 자회사 조지아파워다. 다른 하나는 미네소타에서 두 번째로 큰 전기 유틸리티 회사인 그레이트 리버 에너지로 이 회사는 전기협동조합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폼에너지에 의하면, 미국 에너지부가 1970년대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이 개념에 대한 연구에 자금을 지원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상업적인 수요가 없어서 상용화되지 않았다.

폼에너지는 수십 년 동안 연구됐지만 그리드 저장용으로 상용화되지 않은 기술로 배터리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폼에너지의 배터리 저장 시설은 1에이커(약 1224평)당 3MW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