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검증도 '빅4'가 지배한다…FTSE 100 ESG 검증 63% 차지
2023년 ESG 검증을 받은 FTSE 100 기업의 63%가 딜로이트, KPMG, PwC, EY 등 속칭 '빅4' 회계법인으로부터 검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에 비해 8%p 증가한 수치로, ESG 검증에서 빅4의 지배력이 더욱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FTSE 100은 런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순서대로 100개 기업을 의미한다.
22일(현지 시각) 발표된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의 'FTSE 100 ESG 검증 현황(Navigating ESG assurance in the FTSE100)’에 따르면, 2023년 영국 FTSE 100 기업의 79%가 ESG 지표에 대해 외부 검증을 받았다. 2024년부터 CSRD가 적용되면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대한 검증을 받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FTSE 100 기업 79%, ESG 지표 제3자 검증
검증 기업 47%, 재무제표 감사와 ESG 검증을 같은 회계법인에서 받아
FTSE 100 기업들의 ESG 보고서, 사업보고서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ESG 검증을 받은 기업 중 47%가 ESG 검증과 재무제표 감사에 동일한 회계법인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 비해 14%p나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가 시행됨에 따라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U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RS)이 요구되는 세부 사항과 공시 수준이 재무제표 감사 과정과 중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ESRS 주제 표준 G1(지배구조)은 기업의 위험 평가 및 통제 환경과 관련된 공개를 요구하는데, 이에 대한 검증은 재무제표 감사에서 수행되는 업무와 일부 중복될 수 있다.
한편, 사업보고서(annual report) 발행 시점에 검증을 받은 기업은 절반에 불과했다. 2023년 52%의 검증의견서가 재무제표 감사 보고서와 같은 날에 서명됐다. 그 외 기업은 사업보고서가 발행된 후 별도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와 검증의견서를 발행했다. CSRD에 따르면 사업보고서에 검증 대상 지속가능성 보고가 포함되어야 하므로, 현재 사업보고서 발행 시점에 ESG 검증을 받지 않은 기업은 미리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대부분 제한적 검증…모든 KPI에 대해 합리적 검증 받은 기업은 단 1 곳
2023년 ESG 검증의견서의 대부분은 제한적 검증으로 이뤄졌다. 검증의견서의 94%가 제한적 검증을 제공했고, 5%는 하이브리드 검증 형태였으며, 모든 검증 KPI에 대해 합리적 검증을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뿐이었다. 하이브리드 검증은 일부 KPI에 대해 제한하여 합리적인 수준의 검증을 받은 경우를 뜻한다.
합리적 확신 수준의 검증은 회사와 기업 문화에 대한 이해, 위험 식별, 세부 테스트 수행, 수집한 증거 평가, 검증 의견 수립 등 재무감사에 준한 수준의 인증이다. 합리적 검증은 '보고서가 모든 중요한 측면에서 적절하게 작성되었다'와 같이 긍정적인 문구로 표현되며, 인증 대상 정보가 준거 기준에 따라 작성되었다는 의견을 표명한다. 합리적 확신을 위해서는 회사의 내부 통제와 실질적인 테스트를 포함한 광범위한 절차가 필요하다.
제한적 검증은 중대한 위반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정도의 인증이다. 합리적 검증과 동일한 방법을 따르지만, 검증 수준이 낮으므로 수행되는 절차의 범위가 비교적 좁다. 제한적 검증의견서는 ‘해당 보고가 중요하게 위배되어 공시됐다는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와 같이 부정적인 문구를 사용하여 소극적인 형태로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