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와 BMW, 수소차 동맹 업그레이드... 시장 1위 현대차 노린다
도요타 자동차와 BMW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와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번 협력은 양사 간 기존 협력을 확대하고 수소차 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양사는 9월 5일 공식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9월 3일 파트너십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MOU가 체결되면 도요타는 BMW에 수소 탱크와 연료전지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BMW는 이를 바탕으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에 나서게 된다.
수소연료전지차, 일명 수소차는 산소와 수소의 반응을 통해 발생한 전기로 움직이며, 운행 시 오직 물만 배출한다. 최고 수준의 친환경 차량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높은 가격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번 MOU를 통해 양사는 핵심 부품을 공유함으로써 차량 가격을 낮추고, 자체 부품 개발에 대한 BMW의 부담도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요타와 BMW 측은 이번 보도가 회사의 공식 발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수소연료전지 차량 시장의 선두주자, 현대차를 따라잡기 위한 동맹
이번 동맹은 수소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수소차 1836대를 판매하며 시장 1위를 차지했으며, 도요타는 1284대를 판매하며 2위에 머물렀다.
수소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도요타는 2014년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연료전지차량인 미라이(Mirai)를 출시했지만, 미라이의 판매량은 도요타의 전체 차량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매우 적은 수준이다. 도요타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미라이의 총 누적 판매량은 약 2만6000대에 불과했다.
미라이의 판매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가격이다. 미라이의 판매 가격은 700만엔(약 6485만원)을 넘는데, 이는 2023년 기준 일본 자동차 평균 가격인 264만엔(약 2446만 원)의 두 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양사는 유럽 내 수소충전소 부족이 수소차 보급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점을 고려해, 유럽 내 수소충전소 건설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Europe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에 따르면, 유럽 전체에 수소 충전소는 270개에 불과하며, 이는 2023년 말 기준 유럽연합의 공공 전기차 충전소 63만2000개 대비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전기차 이후의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도 있어
GM과 혼다는 공장 설립, 현대차는 수소시장 키우기에 나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에 늦게 진입한 것을 만회하고자 수소차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혼다도 최근 전기 충전이 가능한 수소차 CR-Ve를 일본과 미국에 출시한 바 있다.
혼다와 제너럴 모터스(GM)는 올해 1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을 위한 협력 관계를 강화, 미국 디트로이트 외곽에 8500만 달러(약 1138억 원) 규모의 공장을 설립했다. 이는 미국 최초의 대규모 상업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공장으로, 수소연료전지가 상용화되면 디젤 연료를 주로 사용해온 트럭과 발전기 등의 친환경 전환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2025년까지 연간 2000대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판매할 계획이며, 2030년에는 6만대, 2030년대 후반에는 수십만 대까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GM과 혼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캐즘을 겪고 있는 전기차 대체를 위한 수소차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도 수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6월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차 부품 사업 2178억원에 인수했다. 헌대차그룹 내 분산돼 있던 수소사업을 한 곳에 모은 셈이다.
또한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하이브리드차 공장의 물류망을 수소트럭을 이용해 운영할 계획이며, 올해 1월 CES 2024에서는 2035년까지 연간 수소 소비량을 300만톤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