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 다양성 정책을 조정한 기업들...스타벅스, 할리 데이비슨
정치가 ESG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업 내 다양성, 포용성 이슈를 없애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기업 성명서를 검토한 결과, JP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를 포함한 최소 6개 주요 미국 기업이 2024년에 DEI 정책을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가정용품 소매업체 기업인 로우즈(Lowe’s)는 27일(현지시간) 회사 내부 문서를 통해 더 이상 LGBTQ 권익 옹호 단체인 인권 캠페인(HRC)에 대한 설문 조사에 참여하지 않고, 소수 민족 직원을 지원하도록 설계된 회사 내 리소스 그룹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회사는 8월에 퍼레이드, 축제 또는 박람회와 같은 커뮤니티 행사를 후원하거나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에 로우즈는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린 프라이드 퍼레이드의 후원사였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할리 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성명을 통해 데이비슨은 현재 ‘DEI 기능’이 없으며 2024년 4월 이후로 그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DEI에 따른 채용 할당량이 없으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회사 지출을 분산하도록 설계된 협력업체 다양성 지출 목표가 더 이상 없다고 덧붙였다. 또 더 이상 HRC 채점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직원 교육 자료에서 사회적 동기를 지닌 콘텐츠를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기계 제조업체인 디어앤컴퍼니(Deere & Company)와 트랙터 서플라이(Tractor Supply)도 이번 여름 다양성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관련 DEI 정책을 없애기로 했다.
주류 브랜드 잭 다니엘 제조사인 브라운-포먼(Brown-Forman)은 임원 인센티브와 직원 목표를 사업 성과와 연계하고, HRC 설문 조사 참여를 중단하며, 인력 및 공급업체 다양성 목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주주들은 지난 3월, DEI 목표와 관련된 보너스를 제외한 임원 보상 계획에 찬성 표를 던진 바 있다.
전문가들, DEI 는 정치적 화두…미 대선까지 계속 공격받을 것으로 예상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DEI 반대 운동을 해온 정치적 움직임에 의한 것이 크다. 보수 정치 평론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로비 스타벅(Robby Starbuck)은 인종에 따른 채용 결정과 DEI 이니셔티브 및 정책에 반대한다고 말해왔다. 지난 7월에는 할리 데이비슨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는데, 이러한 행보가 디어앤컴퍼니를 비롯해 트랙터 서플라이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DEI 프로그램에 대한 공격이 2024년 미국 대선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예상은 JP 모건 체이스가 DEI 정책을 수정한 지난 12월부터 나왔다. 다양성 정책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은 지난 6월, 대학의 소수계 우대 정책이 위헌이라고 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에 의해 힘을 얻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영국 미디어 가디언은 "DEI 문제는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반영하는 정치적 화두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가 11월에 두 번째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 기업 내 DEI와 같은 이니셔티브가 더욱 광범위하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분위기는 변하고 있다. 지난 4월 벤틀리 대학교(Bentley University)와 갤럽(Gallup)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4명 미만(38%)이 기업은 공개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이후 10% 감소한 결과다.
이 설문조사는 2024년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실시되었으며, 갤럽 패널에 속한 미국 성인 5835명을 대상으로 전국을 대표하는 표본을 추출한 것이다.
기관투자자들도 회피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프랑스의 금융기관 나틱시스(Natixis) 증권이 금융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2023년 ESG 투자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관투자자의 57%가 ESG의 정치적 이슈화가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정치화가 ESG에 40% 영향을 끼쳤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