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폐쇄 원전 재가동 가능성?...전문가들, 3곳만 사용 가능할 것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54개의 원자력 발전소와 94개의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원자력 발전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원자력 발전소는 재생에너지와 저렴한 천연가스 발전소와 경쟁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그 결과 12개가 넘는 미국의 원자로가 운영 비용 부족 문제로 가동이 중단되었고, 폐쇄된 곳들도 많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로 인한 전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원자력 에너지 옹호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폐쇄된 13개의 원자로 중 일부를 재가동하기를 원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원자력 산업 무역 협회인 원자력에너지연구소(Nuclear Energy Institute)의 최고 원자력 책임자인 더그 트루(Doug True)는 "환경은 정말 짧은 기간 동안 상당히 바뀌었다. 재가동이 합리적인지 고려하는 회사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는 최근 2025년에 폐쇄될 예정이었던 주의 마지막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을 5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폐쇄된 미시간 주 팔리세이즈(palisades)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 위해 15억달러(약 2조134억원) 규모의 대출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3월, 팔리세이즈 원자력 발전소의 소유자인 홀텍 인터네셔널(Holtec International Corp.)에 15억달러 대출을 승인했다. 미시건 주는 3억달러(약 4028억원)를 추가로 약속했다. 이 회사는 2022년에 발전소를 해체할 계획이었지만 다시 방향을 바꾸어 2025년 말에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부 대출 프로그램 부서의 지가르 샤(Jigar Shah) 국장은 "우리가 다시 가동해야 하고, 가동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소가 몇 군데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원자로 재가동 요구 늘었지만 전문가들, 현실적으로 3곳만 가능할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극소수의 폐쇄 원자력 발전소만이 현실적으로 재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연구 컨설팅 기업인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ClearView Energy Partners)의 분석가인 티모시 폭스(Timothy Fox)는 블룸버그 통신에 "실현 가능한 후보가 많지 않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은 비용이 많이 들 가능성이 높다. 폭풍 피해로 인해 폐쇄된 발전소도 있고, 시설이 온전하더라도 모든 소유주가 유지 및 관리를 해온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개한다면 "아마도 3곳 정도일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전했다.
잠재적인 후보지 중 하나는 지난 1979년 미국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한 펜실베이니아의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발전소다. 이 발전소는 2019년에 폐쇄되었다.
1호기는 현재 미국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운영사인 컨스털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의 소유이다. 현재로서는 다시 가동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고경영자 조 도밍게즈(Joe Dominguez)는 발전소 재가동 아이디어를 지지하며, 스리마일섬의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컨스털레이션 에너지의 대변인 데이브 스나이더(Dave Snyder)는 로이터 통신에이메일을 보내 스리마일섬의 재개 가능성에 대해 밝혔다. 그는 "기술적으로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경제적, 상업적, 운영 및 규제적 고려 사항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재가동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원자력 발전소 운영사들... 정부 지원 없이는 재가동 불가능할 것
팔리세이즈 원자력 발전소는 미국과 주 모두에서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이오와주의 듀안 아놀드(Duane Arnold)와 펜실베이니아주의 스리마일섬 발전소는 그렇지 않다. 듀안 아놀드 발전소의 소유자인 넥스트에라(NextEra)와 스리마일섬의 소유자 컨스털레이션은 모두 선택권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넥스트에라의 최고경영자 인 존 케첨(John Ketchum)은 지난 7월 수익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듀안 아놀드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 기회와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경우에만 재가동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시설은 2020년 폭풍으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복잡한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폭스는 “비용이 장애물이 될 수 있으며 정부의 지원 없이는 재시작 프로젝트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공화당 의원인 톰 메하피(Tom Mehaffie)는 원자로를 가동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법안을 추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올해에도 의원들이 올해 발전소를 되살리기 위한 보조금에 대해 논의했지만, 인센티브는 7월에 승인된 주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