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생에너지 131개 프로젝트 공개 입찰...해상 풍력 공약 실행
영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목표가 131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공개 입찰과 함께 한 걸음 더 나아갔다고 3일(현지 시각) BBC, 파이낸셜 타임스(FT), 로이터 등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7월 초 총선에서 승리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2030년까지 육상 풍력을 2배, 태양광을 3배, 해상 풍력을 4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6차 입찰(Allocation Round 6, AR6)이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으며, 1100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총 9.6기가와트(GW)의 전력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그중에는 지난해 5차 입찰에서 전혀 확보하지 못한 5GW 이상의 해상 풍력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노동당 정부, 입찰 예산 보수당 정부 대비 50% 증액
영국에서는 재생 에너지를 차액계약제도(Contract for Difference, CfD)을 통해 지원한다. 이 제도는 15년 동안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에 대해 고정된 가격을 보장해 준다. 전력 생산자들은 도매 가격이 고정 가격보다 낮을 경우 정부와 합의한 고정 가격과 도매 가격의 차이를 받는다. 반대로 도매가격이 고정 가격보다 높을 경우, 기업은 그 차액을 정부에 돌려줘야 한다.
이번 라운드에서 계약을 따낸 해상 풍력 프로젝트 중 일부는 이전 라운드에서 입찰을 받았지만,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재입찰을 한 경우였다. 정부 규정에 따라 전력 개발회사는 매년 입찰을 이전 라운드에서 따낸 용량의 약 4분의 1을 철회하고 재입찰할 수 있다. PA 컨설팅의 에너지 전환 파트너인 알론 카멜(Alon Carmel)은 "재입찰로 인해 소비자들이 약 2억5200만파운드(약 4400억원)를 추가 지출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 입찰 라운드는 노동당 정부의 재생 에너지 전략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7월 정부는 비용 상승에 직면한 재생에너지 개발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입찰 예산을 15억파운드(약 2조6600억원)로 이전 보수당 정부 대비 50% 증액했다. 당시 산업계는 "보수당 정부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승한 건설 자재 비용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입찰에서 해상 풍력 개발업체들은 최고 58.87파운드(약 10만원), 최저 54.23파운드(약 9만5000원)의 고정 가격을 보장받았다. 2022년 4차 입찰의 최저 입찰 가격인 MWh당 37.35파운드(약 6만6000원)와 비교했을 때 크게 높다.
입찰가는 2012년을 기준으로 인플레이션에 맞춰 조정된다. 투자은행 제퍼리스(Jefferies)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이번에 책정된 가격을 첫 번째 프로젝트가 가동될 시점인 2027년 가격으로 환산하면 MWh당 82.60파운드(약 15만2000원)에서 89.70파운드(약 15만7000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FT에 따르면, 현재 영국의 현물 도매 전력 가격은 MWh당 약 80파운드(약 14만원)이다.
해상 풍력 60GW 공약 달성 위해서는 내년 입찰에서 31GW 추가 필요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넷제로부 장관은 이번 입찰에 대해 "2030년까지 청정 전력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주요 입찰 선정자 중에는 덴마크 해상 풍력 개발 회사인 오스테드(Ørsted)가 있다. 오스테드는 요크셔 해안에서 건설 중인 두 개의 대형 풍력 발전소에 대한 계약을 따냈다. 또한 스코티쉬 파워(ScottishPower)는 서퍽 해안에 위치한 963메가와트(MW)급 풍력 발전소에 대한 계약을 확보했다.
오스테드의 영국 및 아일랜드 담당 책임자인 덩컨 클락(Duncan Clark)은 영국 정부가 "재생 에너지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서 더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보된 해상 풍력 프로젝트들은 정부가 2030년까지 해상 풍력 용량을 4배로 늘리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오로라 에너지 리서치의 연구원 프라나브 메논(Pranav Menon)은 내년 7차 입찰이 2030년 이전에 필요한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해상 풍력 60GW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로 31GW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