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식품공급망 무력충돌 리스크 대비해야"...식량 안보, 농업 중심 탈피 강조 보고서
식량 안보를 위해서 농업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식품 제조, 물류, 소매 및 기타 주요 부문을 포함한 전체 가치 사슬을 포괄하고 소비자의 가격 적정성과 접근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종합적인 전략의 필요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3일(현지 시각) 영국 우파 싱크탱크인 ‘폴리시 익스체인지(Policy Exchange)’의 새로운 보고서 ‘영국의 식량 안보 강화(Strengthening the UK’s Food Security)’는 이전의 식량 안보 이니셔티브가 농업에만 지나치게 집중했다고 비판하며, 농업만으로는 식량 안보를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영국 지속가능성 미디어 에디(edie)는 "영국 정부가 기후 위기와 식품 공급망의 무력 충돌과 같은 다양한 위험에 대비해 국가 식량 안보 전략을 개발할 것을 촉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 기후 위험 증가에 따른 국가 식량 안보 전략 수립 촉구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 제조업이 영국 경제에 약 1420억파운드(약 250조원)를 기여하고 있지만, 투자는 2019년 이후 30% 감소했다며, 식품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보고서는 투자, 혁신, 규제 및 국제 무역 등 여러 분야에 걸친 27가지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특히, 식품 생태계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국가 식량 안보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내각 위원회 또는 장관급 실무 그룹이 감독하도록 하고, 정부 프로그램을 농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식품 제조, 물류, 도매, 소매, 접객업까지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식품 공급망에 대한 정책도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혼란 시 공급업체의 입력 수정사항을 간소화하고, 사전 승인된 대체 상품 및 일시적인 무역 완화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뢰할 수 있는 국제 규제 체계에서 이미 승인된 품목에 대해 식품기준청이 제품 승인을 신속하게 처리하여 효율성을 확보할 것도 강조했다.
금융의 역할에 대해서는 영국 비즈니스 은행을 통해 식품 생태계 전반에 걸쳐 기술 투자 및 혁신적 솔루션을 지원하는 식량 안보 변혁 기금을 창설하고, 외무국제개발부(FCDO)을 통해 영국의 개발 지출에서 글로벌 식량 안보에 대한 집중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품 기업 어소시에이티드 브리티시 푸드(Associated British Foods)의 CEO 조지 웨스턴은 “영국 식품 및 농업 부문이 탈탄소화하면서도 영국의 성장과 투자, 일자리, 수출을 촉진할 수 있는 친성장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보고서는 정부, 규제 기관, 학계 및 기업들이 협력하여 번영하고 안전한 식품 및 농업 부문을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권고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식품 공급망 50%가 기후 취약 지역에서 시작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CC)에 따르면, 영국의 주요 공급망 중 5분의 1이 기후 취약 지역에서 시작되며, 식품 공급망의 경우 그 비율이 50%에 달한다. 작년 에너지기후정보분석원(ECIU)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영국으로 수입되는 약 80억파운드(약 14조원) 상당의 식품이 기후 관련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영국은 자국 식량의 절반을 수입하고 있다.
자유민주당의 상원 환경, 식품, 농촌 문제 대변인인 캐시 베이크웰(Cathy Bakewell)은 “기후 변화 관련 사건에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으며, 세계 여러 분쟁에서 볼 수 있듯이 안전한 식량 공급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뿐만 아니라 영국 내 상황도 어렵다. 2024년 3월까지의 18개월은 영국에서 기록상 가장 습한 기간으로, 농부들에게 큰 문제를 일으켰다. ECIU는 2024년 작물 농가 수익이 전년 대비 8억9000만파운드(약 1조56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국농민연합(NFU)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초부터 10명 중 8명의 농부가 습한 날씨로 인해 토지와 인프라에 '다소 부정적인' 또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65%는 수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