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15년 뒤처진 미국 원전, SMR로 돌파구 찾을까
최근 인공지능(AI) 붐으로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전력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전력 수요 증가에도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보도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54개 원전과 94개의 원자로를 운영 중이며, 글로벌 원자력 전력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원자력 생산국이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원자로들이 평균 42년 전에 지어진 '노장'들이라는 것이다.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시설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원자로를 교체해야 하는데, 이는 매우 비싸고 복잡하며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큰 청정 에너지원이 된 미국 조지아주 웨인스버러(Waynesboro)의 플랜트 보글(Plant Vogtle)에 추가된 두 개의 원자로는 거의 30년 만에 완공됐다. 오랜 건설 기간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었다. 보글 원전은 원자로 2개에 할당된 예산은 본래 140억 달러(약 18조7600억원)였지만, 예상 일정보다 7년이나 지연되면서 170억 달러(약 22조78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더 투입됐다.
30년 동안 원전 건설 등한시, 공급망 복원하는데 애 먹은 미국
그 결과, 중국에 원전 기술이 15년 뒤쳐저... SMR에 주목하기 시작
신규 원전 건설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미국 내 원전 역량 약화를 꼽았다. 오랜 세월 신규 원전을 짓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내 원전 생태계와 공급망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CNBC는 실제로 이것이 보글 원전 건설에 애를 먹은 이유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원전 분야에서 중국, 러시아 등에 뒤처진 이유를 ▲국가 지원 및 자금 조달 ▲일관된 국가 전략 ▲규제 및 수출 과제 ▲시장 상황에서 미국이 뒤쳐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원전 사업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와의 경쟁에서 이렇다 할 강점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더디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이터는 미국 원전 기술이 중국보다 15년 뒤처져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의 발전에서 화석연료가 아직도 59.8%, 재생에너지가 21.4% 차지했고 원전은 18.6%에 불과했다. 그러나 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증설을 위해 원전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미국 대중들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성인의 56%가 원전 건설을 찬성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는 2030년까지 현재보다 1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IT산업을 계속 리드하기 위해서는 전력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CNBC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원전 건설에 뒤쳐진 미국에게 해결책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을 제시했다. SMR의 비용은 40억달러(약 5조3752억원) 수준으로 전통적인 대형 원전 대비 싸고 안전하다.
이탈리아, 원전 부활 검토... 3세대 첨단 원자력 생산할 것
한편,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이탈리아도 새로운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외국 투자자를 찾고 있다고 이탈리아 주요 매체 안사 통신(ANSA)을 인용해 보도했다.
안사 통신은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 아돌포 우르소(Adolfo Urso)이 이탈리아 코모(como) 호수에 있는 체르노비오(Cernobbio)에서 열린 암브로세티 포럼(Ambrosetti Forum)에서 "우리는 외국 기술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탈리아에서 조만간 첨단 3세대 원자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르소 장관은 잠재적인 회사나 파트너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암브로세티 포럼은 비즈니스 리더와 경제학자들을 위한 포럼이다.
이탈리아는 1987년과 2011년 국민투표에서 원전을 금지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원전에 대한 변화의 신호탄인 셈이다.
이탈리아는 1986년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사용을 금지해 왔다.
또한, 이탈리아 에너지부 장관 질베르토 피체토 프라틴(Gilberto Pichetto Fratin)은 이탈리아 정부가 올해 말까지 최신 기술을 사용하여 핵에너지 사용을 재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입법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