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산업의 친환경 전환, 기술보다는 수익성이 과제?

2024-09-11     유인영 editor
이미지=야라 인터내셔널

화석 연료로부터 만들어진 비료는 빵 한 덩어리 탄소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비료 산업의 친환경 전환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로 수익성이 지적됐다. 

9일(현지 시각)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비료 기업 중 하나인 야라 인터내셔널(Yara International)의 CEO 스베인 토레 홀스더(Svein Tore Holsether)는 "생각보다 쉽게 탄소 배출량을 낮출 수 있으나, 제조업체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초기 단계에서 정부의 재정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정 수소로 만든 녹색 암모니아로 비료 생산

식물 성장의 핵심인 질소 기반 비료는 공기 중의 질소와 천연가스나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의 수소를 혼합하여 만든 암모니아로 만들어진다. 비료는 농장 분뇨와 함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차지하는 농업 부문의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다. 

비료 업계의 과제는 화석 연료를 대체하여 청정 수소로 만든 녹색 암모니아로 비료를 생산하는 것이다. 야라는 청정 수소와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새로운 공장을 통해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영국에 상장된 친환경 비료 스타트업 아토메(Atome)와 세계 최대 규모의 청정 비료 구매 계약에 합의했다. 

야라는 6월 노르웨이 남부 도시 포르스그룬에 유럽 최대 규모의 친환경 수소 및 암모니아 공장을 설립했다. 7월에는 식품 대기업 펩시코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농부들에게 탈탄소 비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인도, 이집트, 오만의 재생 비료 생산업체와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암모니아는 또한 냉매 가스, 상수도 정화, 플라스틱, 폭발물, 의약품 및 섬유 제조에 사용된다. 홀스더는 “암모니아의 장점은 비료 생산에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운 등 다른 부문에서 수요가 증가하면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비료 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서는 인센티브 등 당국의 지원 받아야

야라는 자체적으로 친환경 비료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지만, 홀스더는 “친환경 전환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와 함께 당국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1500개 이상의 친환경 수소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지만, 현재 많은 프로젝트가 보류 중이며 2030년까지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아토메의 CEO 올리비에 무사트(Olivier Mussat)는 “수소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이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여 청정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더 비싸고, 많은 프로젝트가 고가의 친환경 비료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고객을 찾지 못했다.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곳에서도 현금이 더디게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친환경 비료의 수익성 또한 일반 비료 시장의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비료 가격이 급등했지만, 다시 하락함에 따라 많은 친환경 비료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홀스더는 친환경 암모니아 생산의 복잡성과 비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미국에 비해 유럽은 징벌적 규제를 시행

그는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미국에 비해 유럽은 징벌적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전환하지 않으면 탄소 배출세를 내야 하지만, 미국에서는 전환하면 돈을 받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홀스더는 또한 유럽이 재생 에너지 비용이 높아 친환경 수소와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럽에서는 재생 에너지에 미리 투자하지 않았고 기후 위기에 대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6월 미국 국가 청정수소전략 및 로드맵을 발표했다. 내용에는 청정 수소의 생산, 사용, 유통을 대폭 확대하고 2030년까지 미국의 청정 수소 생산 및 사용을 연간 1000만 톤, 2050년까지 연간 5000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포함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 3월 청정수소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52개 프로젝트에 7억5000만 달러(약 1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