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코, 영국 비만문제로 행동주의 투자자그룹 첫 타깃 되다

2021-02-19     박란희 chief editor

 

영국 최대 식품유통업체 테스코(Tesco) 주주들은 올해 열릴 연례 주주총회에서 “건강식품 판매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보고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이라고 행동주의 투자자그룹 쉐어액션(ShareAction)이 최근 밝혔다. 테스코는 현재 FTSE 100지수에서 소비자들의 건강과 관련한 주주총회 결의에 직면한 첫 번째 회사다.

이번 결의안은 쉐어액션(ShareAction)이 이끌고 있으며,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 등 100여곳의 기관 및 개인투자가들이 공동 발의했다. 쉐어액션은 앞서 기후변화와 관련, 바클레이스와 HSBC를 타깃으로 삼은 바 있다.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은, 테스코가 영국 전체 시장의 27%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식품유통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식품을 장려하려는 노력이 세인즈베리, 막스앤스펜서 등 다른 업체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증 비만인 사람들이 코로나 19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할 가능성이 세 배 더 높아지면서, 전염병은 증가하는 비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급성을 부각시켰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들은 비만을 퇴치해야 한다는 소비자 동향과 새로운 정부규제로 인해, 만약 테스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재무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결의안은 2021년 주주총회 투표에서 75%의 득표율을 얻어야 한다. 만약 통과된다면 테스코는 유통하는 총 식품과 비알콜 음료의 연간 판매량을 건강에 유익한 제품으로 구성하기 위한 목표치를 공개하고, 2030년까지 그 점유율을 크게 높이는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또 이에 관한 진행상황을 연례보고서를 통해 공개해야 한다.

이번 결의안이 20% 이상의 지지를 받을 경우, 테스코는 제기된 우려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한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이와 관련, 테스코는 성명을 통해 “고객들이 건강한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리틀 헬프 플랜(little help plan)'에 발표된 건강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테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테스코의 개선 프로그램은 2018년 이후 제품에서 500억 칼로리 이상을 제거했으며, 2025년까지 식물성 육류 대안의 매출을 300% 늘리겠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테스코의 연례 주주총회는 6월 말~7월 초에 개최될 전망이다. 

 

ESG 관련 주주총회 결의안 높아질 것

한편, 주주총회의 대리투표(proxy voting·위임투표)를 통해 주주들의 책임투자 전략을 적극 내세우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모닝스타는 지난해 주주총회 시즌의 위임투표 상황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모닝스타는 “환경(E)과 사회(S) 관련 주주 결의안이 기록적인 숫자로 2020년 통과됐으며, 지난해 통과된 10건의 결의안에 비해 50%나 늘어난 17건의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기후변화 관련 이사회 책임 사항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다국적 에너지기업 필립스 66의 경우, 걸프해안지역의 새로운 화학공장 및 관련 인프라에 대한 물리적 기후위험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하는 결의안이 주주들로부터 55%의 지지를 받았다. 쉐브론과 엑손모빌서도 비슷한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졌는데, 쉐브론에서는 주주들의 46%가 지지했고, 엑손모빌에서는 24%가 찬성했다. 알래스카항공 이사회에서는 기업의 로비 활동에 관한 보고서를 요청하는 결의안을 마련하는 등 기업의 정치적 영향력을 다루는 결의안이 52%의 지지를 얻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인 BNP 파리바스가 셰브론에서 제기한 파리 연합 기후 로비 결의안에 관한 지지도 53%로 나타났다.

모닝스타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ESG의 S(사회) 이슈인 직원 처우개선, 공급망 노동 조건, 인권 관련사항, 차별 등에 초점을 맞춘 주주 결의안이 2021년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 19를 계기로 기업이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관한 관심은 매우 높아지는 추세로, 임금 문제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측됐다. 우버에서는 2020년 임원 보수 투표에 관해 주주들의 지지가 71%에 그쳐, 지금까지 이 범주의 결의안에 대해 전체 평균 90.5%의 지지를 얻었던 것과 대조를 보였다.

서스테이널리틱스는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사회 책임을 둘러싼 지속가능경영을 기업에 압박하고 있고, 2021년 대리투표 시즌에도 ESG 중심의 주주 결의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