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투자 귀재 맥쿼리가 전남에 뛰어든 이유
전남 신안에 세계 최대 풍력 산업단지 들어선다
전남 신안 앞바다에 2030년까지 48조5000억원을 투자해 세계최대 규모인 8.2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된다. 8.2GW는 원자력 발전소 약 8기에 해당하는 전력량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전남 신안군 임자대교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48조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정부는 2030년까지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하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남 신안 풍력단지는 현존하는 최대 해상풍력단지인 영국의 'Horn Sea'(1.12GW) 보다 7배 큰 규모로 조성된다. 전남의 해상풍력 잠재량은 12.4GW로 국내 전체(33.2GW)의 37.3%를 차지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과 4.5GW 규모의 육상 풍력을 합쳐 총 16.5GW의 풍력발전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총 48조500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기업들이 47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사실상의 민간 주도의 프로젝트다. 2조4000억원 규모의 우이동 해상풍력사업(400MW)에 참여하는 한화건설을 비롯 한전, SK E&S, 두산중공업, 씨에스윈드, 삼강엠앤티 등 국내 해상풍력 제조업체와 발전사들이 참여한다.
인프라 투자 귀재 맥쿼리도 전남에 풍덩
토탈(Total)과 맥쿼리의 자회사인 친환경 개발투자 전문기업 Green Investment Group(GIG)은 50대 50 지분비로 전남에 800MW 2개, 울산에 1.5GW 3개 등 5개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인프라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맥쿼리는 최근 풍력·태양광 프로젝트를 위해 약 7억달러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GIG는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당초 목표였던 10억유로를 훌쩍 넘은 16억유로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맥쿼리는 주로 정부의 인프라 사업에 참여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방식을 채택해왔다. 쉽게 말해 도로·항만·교량 등 국내 인프라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대고, 운영 수익 등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회수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만 13개 유료도로 건설에 참여했고, 현재 서울 동북선 경전철 사업과 부산 신항 제2 배후도로 투자도 결정한 바 있다.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만큼 1년에 두 번 반기 배당, 주가 대비 배당 수익률 5% 이상도 꾸준히 유지하는 알짜배기 펀드로 불린다.
이런 맥쿼리가 해상풍력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 영국정부로부터 GIG를 인수한 후 향후 5년간 20GW 상당의 재생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최근에는 1.5GW 규모의 영국 풍력 발전 프로젝트도 성사시켰다. 한국 이외에도 대만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 포모사에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서유럽, 미국, 캐나다, 멕시코, 일본, 대만, 호주 뉴질랜드 등에 꾸준히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맥쿼리는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재생에너지는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민간이 개입할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가 생기고, 민간부문이 개입해야 규모가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풍력 발전소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가격은 지난 10년 동안 절반으로 떨어졌고, 재생에너지가 저렴해지는 시점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풍력과 태양열 외 지열과 수력에도 진출할 뜻을 비췄다. “지금 주로 사용되는 태양열과 풍력 발전 기술 비용이 낮아지면서 지열과 수력 기술도 발전할 것”이라며 “지열과 수력 기술은 재생에너지의 최소 수요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