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사고 원전 스리마일섬까지 재가동...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비상

2024-09-24     홍명표 editor
 원전 이미지./픽사베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원자력 발전소 사고 부지에서 전력을 조달한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 최대 원자로 운영기업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가 약 반세기전 미국 최악의 원전 사고로 폐쇄된 원자로를 재가동시켜 MS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MS는 20년의 장기 계약을 체결, 해당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전량 구매할 예정이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2028년 원전 재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약 16억 달러(약 2조1435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최악의 원전 사고 냈던 스리마일, 재가동한다

MS가 계약한 원전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에 위치한 발전소다. 이 원전에는 본래 두 개의 원자로가 있었으나, 그중 2호기는 1979년 3월 노심이 녹아내리며 미국 상업 원자력발전 역사상 최악의 사고를 내고 폐쇄됐으며, 1호기도 2019년 경영난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당시 원전의 운영업체였던 엑셀론(Exelon)은 천연가스 및 재생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이 하락해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AI붐이 일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현재 원전의 소유주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2호기를 재가동한다고 밝혔다. MS가 100% 원자력 전용 시설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원자력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MS와의 장기 계약 체결까지 발표되자 20일(현지시각)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주가는 22% 급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가 2호기를 재가동, 운영 기간을 2054년까지 연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이번 재가동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발전소의 이름을 '크레인 클린 에너지 센터(Crane Clean Energy Center)'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는 전 콘스텔레이션 최고경영자(CEO)였던 크리스 크레인(Chris Crane)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프로젝트 비용도 정부 지원 없이 자체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미 에너지부와 미시간 주 정부로부터 약 18억달러(약 2조4077억원)의 조건부 대출을 받은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의 폐쇄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와는 대조되는 지점이다. 

콘스텔레이션 CEO 조 도밍게즈(Joe Dominguez)는 정부 지원 절차가 너무 느리다며, 이를 기다리지 않고 즉시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MS라는 큰손과 이미 계약이 체결돼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MS, 폐쇄 원전 재가동할 정도로 데이터센터 청정 전력 확보 '절실'

MS가 원전 사고가 일어났던 부지의 원자로의 전력까지 끌어다 쓰는 이유는, 그만큼 AI 데이터센터를 가동시키기 위한 전력 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의존하기에 전력 생산량이 들쭉날쭉하지만, 원자력은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다. 

MS의 에너지담당 부사장 바비 홀리스(Bobby Hollis)는 "이번 원자력 발전 구매 계약이 2025년까지 모든 글로벌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청정 에너지로 운영하려는 MS의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MS는 지난 6월 30일 마감된 2023년  회계연도 재무제표에서 약 500억달러(약 66조8800억원)를 데이터센터 확장에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회계연도에서는 MS의 데이터센터 투자 금액이 지난해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다른 빅테크들도 원자력을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 AWS도 2024년초 6억5000만달러(약 8694억원)를 투자,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40년 된 원전에서 전력 조달이 가능한 데이터센터 부지를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