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가맹점주 소송 당한 맥도날드, 다양성 목표 못 채우면 임원 성과급 15% 삭감

2021-02-22     김환이 editor
맥도날드는 여성 및 소수집단의 직원 비중을 늘리고 임원 성과급과 다양성 성과 목표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크리에이티브즈 커먼스(CC)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는 여성 및 소수집단의 직원 비중을 늘리고 이를 위해 임원 성과급과 다양성 성과 목표를 연계하겠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맥도날드는 2025년 말까지 리더십, 선임 디렉터 이상의 직급에 여성 비중을 37%에서 45%, 소수집단의 비중을 29%에서 35%로 높일 예정이다. 나아가 다양성 성과 목표와 임원 보너스를 연계해 임원들이 리더십 다양성 목표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연간 보너스 225만 달러의 15%를 지급받지 못한다. 

맥도날드 CEO 크리스 켐프친스키(Chris Kempczinski)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 자신을 포함한 임원진과 기업 리더들에게 다양성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여성,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및 기타 소수민족의 리더십 및 직원 비중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의 인구통계 정보를 최초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의 새로운 다양성 목표는 인종 차별 관련 사건이 지난 해부터 발생하면서 나온 것이다. 지난 9월 수십 명의 흑인 가맹점주들은 "운영 과정에서 본사로부터 조직적인 차별을 당했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맥도날드 가맹점 200여개를 운영했던 52명의 흑인사업자들은 일리노이주 북부 법원에 소장을 접수 해 “맥도날드가 흑인 사업자들에게 운영비가 많이 들고 매출이 적은 지역에 가맹점을 배정하는 반면 백인 사업주에게 더 나은 재정 지원을 제공하고 운영이 유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지점을 배치하는 등 사업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흑인 가맹점의 매출은 맥도날드 평균 연 매출 200만 달러에 비해 70만 달러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377명에 달했던 흑인 가맹점주가 올해 186명으로 감소한 것도 조직적인 차별 행위의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들은 집단 차별 및 부당 대우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가맹점 1곳당 400만~500만달러(약 47억~59억원)을 요구했다.

맥도날드 CEO 크리스 켐프친스키는 혐의를 완전히 부인했다. 그는 "이번 소송에서 제기된 주장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으며 가맹점에 충분한 지원을 했기에 강력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면서도 "가맹점 운영 내 다양성 증대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더 나은 동맹국, 더 나은 후원자, 더 나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내부에서도 다양성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 해 11월 스티브 이스터브룩(Steve Easterbrook) 전 최고경영자(CEO)는 2019년 직원과의 사적 관계를 맺어 회사 정책을 위반해 해고됐으며, 기업 다양성 및 포용을 담당한 최고인력책임자(chief people officer)도 해임됐다. 작년부터 인사에 대한 부정행위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이후 맥도날드는 정당하고 평등한 인력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시도를 시작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단체들이 흑인 노동자, 여성,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평등한 기회를 요구함에 따라 맥도날드는 더 많은 인력 정보를 보고하고 임원 급여를 다양성 목표와 연계하기로 한 것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7월 다양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을 개발하지는 못했다. 맥도날드 CEO는 "고객, 프랜차이즈 업체, 직원, 공급업체 및 주주들은 우리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최고 경영진들의 보상과 성과급을 다양성과 직원 복지에 연결시켜 우리 직원들을 보호하고 2030년 말까지 다양성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진정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