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데이터 공룡들이 뭉쳤다

2021-02-22     박지영 editor

ESG 정보 제공업체인 'S&P 글로벌'과 '무디스 ESG 솔루션 그룹'이 '리피니티브(Refinitiv)'가 설치한 데이터 공급자 위원회에 참여했다. ESG 데이터계의 공룡들이 뭉쳐 ESG 데이터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글로벌 정책 개발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새롭게 발족한 위원회는 "시장에 중요한 데이터를 구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정책, 투자 및 경영 의사결정까지도 데이터에서 추출해 낼 수 있도록 역할과 지표를 정비해 나갈 예정이다.

리피니티브의 모회사인 런던증권거래소의 리언 선더스 칼버트는 “자본시장과 규제 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데이터 시장을 성숙 시키는 게 목표”라며 “보다 명확한 방법론을 확립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제공자들의 역할과 과제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SG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ESG 데이터 시장은 빠르게 팽창했다. 하지만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과 정확성, 고품질 정보의 부재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U 규제당국은 “평가기관마다 ESG 등급이 제각각이며, 이들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아 비교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며 서스테이너빌리티에게 ESG 데이터 제공 및 공시에 관한 연구 용역도 맡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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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위원회에 참여한 S&P와 무디스, 리피니티브는 ESG 데이터 제공업체들 중 가장 덩치가 크다. S&P 글로벌은 2016년 탄소 정보 수집 기관 트루코스트(Trucost)와 ESG 등급 평가기관 로베코샘(RobecoSAM), 분석 기관 IHS 마킷(IHS Markit)을 차례로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나갔다. 라이벌인 무디스 또한 기후위험 데이터 회사인 427(Four Twenty Seven), ESG 등급 평가기관 비지오 아이리스(Vigeo Eiris), 중국 기반 ESG 정보 제공업체인 신챠오(SynTao Green Finance)를 차례로 흡수했다. 리피니티브 또한 ESG 등급 제공기관 그리즐리(Grizzly Ratings)와 함께 지난해 런던증권거래소에 인수됐다.

위원회는 UN이 지원하는 FoSDA(Future of Sustainable Data Alliance)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UN은 지난해 12월 기후채권 이니셔티브(CBI), 세계경제포럼(WEF), IIF(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 등과 함께 ESG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oSDA를 발족했다.

세리 마데라 FoSDA 회장 겸 리피니티브 최고 책임자는 “글로벌 기관투자가의 98%가 의사결정에 ESG 데이터를 고려하지만, 83%는 데이터를 장애물로 꼽기도 한다”며 “데이터에 대한 정의와 필요한 정보지만 아직 데이터가 없는 공백(Data gap), 데이터는 있지만 비어 있는 곳(Data hole)을 찾아서 메워가는 게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