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철 배터리 상용화되나...폼 에너지, 5468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

2024-10-11     유미지 editor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스타트업 '폼에너지(Form Energy)'가 시리즈 F 벤처 라운드에서 4억500만달러(약 5468억원) 투자를 받았다./폼에너지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스타트업 '폼 에너지(Form Energy)'가 시리즈 F 벤처 라운드에서 4억500만달러(약 5468억원) 투자를 받았다. 이는 전력 저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보도했다.

라운드에 참여한 프렐류드 벤처스(Prelude Ventures)의 상무이사 겸 공동 창립자인 가브리엘 크라(Gabriel Kra)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폼 에너지는 완전한 상업 생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8월 폼 에너지는 미국 메인(Maine) 주에서 세계 최대 용량의 배터리 저장 시설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폼 에너지의 산화철 배터리는 기존 리튬 이온보다 구하기 쉬운 철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의 창립자들은 축구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사용하는 일회용 손난로 자루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화철(iron-air) 배터리는 산소를 흡입해 철을 녹(산화철)으로 만들고 녹을 다시 철로 환원할 때 산소를 내뿜는 과정에서 배터리를 방전하고 충전한다. 

자동차와 유틸리티 규모의 저장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는 약 4시간 동안 전력을 방전하는 반면, 산화철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10분의 1 비용으로 100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산화철 배터리의 핵심은 1만8000여 개의 철 알갱이로 채워진 통이다. 철의 낮은 비용과 높은 가용성으로 인해 산화철 배터리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이 낮은 기간 동안 며칠 동안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회사는 설립 이래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와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다국적 철강 회사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SA)를 포함한 투자자들로부터 8억 3200만달러(약 11233억원)를 투자받았다.

지난 2022년 10월에는 TPG의 글로벌 임팩트 투자 플랫폼인 TPG 라이즈(TPG Rise)가 주도하는 시리즈 E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4억5000만달러(약 6076억원)를 투자받았다. 현재 폼 에너지의 모금액은 총 12억달러(약 1조6200억원)가 넘는다. 

 

산화철 배터리 가격, 일반 가격보다 높아질지도

최근 에너지저장장치가 주목을 받게 된 이유는 인공지능(AI) 붐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폼 에너지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테오 자라밀로(Mateo Jaramillo)는 “이 모든 것이 인공지능에 의해 주도된 것은 아니다”라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전했다. 그는 “제조와 전기 자동차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도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력 수요가 늘고 있다는 가장 큰 신호는 지난 9월에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체결한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 재개 계약건이다.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시장조사업체 울프 리서치(Wolfe Research)의 분석가들은 MS의 전력 구매 계약이 메가와트시당 최대 110달러(약 14만8000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근 거래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가격인 약 60달러(약 8만1000원)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자라밀로 CEO는 "시장에서 폼 에너지의 가격을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지 여러 가정을 해왔는데 MS를 통해 최소한 마진 면에 있어 그렇게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마도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여겨진다"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