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아다니 그룹, 신흥국 전력 투자 박차... 네팔부터 베트남까지 수력 발전 부지 모색 중

2024-10-14     홍명표 editor
부타 추카 지역에 수력 발전소를 짓기로 합의한 후, 부탄의 수상 체링 토브게이(Tshering Tobgay)와 함께 사진을 찍은 가우탐 아다니 회장(왼쪽)./아다니 회장 인스타그램.

인도의 다국적 기업 아다니 그룹(Adani Group)이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글로벌 수력 발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22년 아다니 그룹 회장 고탐 아다니(Gautam Adani)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 역량 제고를 위해 향후 10년 간 1000억달러(약 135조15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투자 계획에는 인도 서부에 건설 예정인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아다니, 신흥 시장 전력 수요 선점 나서 

10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 아다니 그룹이 향후 몇 년 동안 네팔, 부탄, 케냐, 탄자니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10기가와트(GW) 규모의 수력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주로 인도 내에서 양수식 수력 발전시설 건설에 주력해왔던 아다니 그룹이, 수력 발전에 유리한 지형을 보유하고 전력 수요도 높은 다른 국가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수식 수력발전이란 수력 발전 방식의 하나로, 높이 차이가 나는 두 개의 저수지를 만들고, 심야 등 전력 수요가 낮을 때 하부댐에서 상부댐로 풀을 퍼올리고, 낮 등 전력 수요가 높을 때는 상부댐의 물을 하부댐으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아다니 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부문 자회사  아다니 그린 에너지(Adani Green Energy)를 통해 11.2GW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운영 가능한 발전 용량을 5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다니 그룹은 로이터 측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소식통은 "(아다니 그룹이) 여러 국가에서 (수력 발전 건설을 위한) 평가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들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아다니 회장은 부탄 정부와 부탄 추카(Chhukha) 지역에 570메가와트(MW) 규모의 수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로이터는 아다니 그룹이 부탄 참카르추(Chamkarchu) 지역에 700MW 규모의 프로젝트 건설 방안도 검토 중이며, 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즉시 공사할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도 보도했다. 

소식통은 아다니 그룹이 네팔에서도 전력 프로젝트 건설 권리를 보유한 개발업체와 협의 중이며, 네팔과 부탄에서 생산한 전력을 인도로 수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아다니가 케냐, 탄자니아, 필리핀, 베트남에서의 수력 발전 시설 건설에도 사업적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부지 선정, 타당성 조사 등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세부적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다니, 에너지 프로젝트 지리적으로 다각화로 유연한 전력망 확보  

이처럼 아다니는 여러 신흥국가들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올해 초 탄자니아 항만청(Tanzania Port Authority)과는 탄자니아 항구에서 화물 컨테이너 처리를 위한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을 위해 30년짜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다자간 개발은행 아프리카 개발은행 그룹(African Development Bank Group)과 손을 잡고 케냐 내 송전망 건설을 위한 13억달러(약 1조7569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고, 케냐 국제공항을 30년간 임대 및 운영을 위해 18억5000만달러(약 2조5003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이외에도 아다니 그룹이  베트남의 항구 및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30억달러(약 4조545억원) 투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 같은 투자로 신흥 시장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켜 그룹의 입지를 다지고 사업적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수력 발전 프로젝트를 인도 외 다른 국가에도 건설해놓으면 자연 재해 발생 시 인도로 해당 전력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유연한 전력망 운용이 가능해진다.  최근 인도의 전력 수요는 경제 성장으로 인해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아다니 그룹의 수력 발전 분야 국제 확장은 규제 장벽, 환경 규제 및 토지 취득 문제와 같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특히 케냐 국제공항 투자의 경우,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공항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친 상태다. 실제로 로이터는 지난 9월 케냐 법원은 아다니의 30년짜리 공항 임대 계약 체결을 일시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