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ㆍ호주ㆍ아세안, AZEC 협의체서 탄소 감축 위한 액션플랜 마련…한국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첫 외교 횡보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 탈탄소 협력을 논의했다.
11일(현지 시각)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 정상들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모여 제2회 AZEC 정상회의를 열고 탈탄소화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향후 10년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기시다 전 일본 총리가 창설을 제안한 AZEC은 아시아의 탈탄소화와 경제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협력체로, 일본과 함께 아세안 9개국(미얀마 제외)과 호주 등 총 11개국이 참가한다. 일본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일본과 호주가 주도하는 이러한 협의체에 중국과 우리나라는 빠져 있다.
'트리플 브레이크스루' 원칙…배출 감축, 경제 성장, 에너지 안보
AZEC의 이번 행동 계획은 아세안 지역의 전력망 강화, 교통과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 지속 가능한 연료 공급망 구축, 탄소 중립 항만 조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다.
AZEC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동아시아·아세안 경제연구센터(ERIA)에 설치된 ‘아시아 제로 에미션 센터’를 통해 정보 공유와 정책 연구를 추진하여, 각국이 탄소 중립과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배출 감축, 경제 성장,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트리플 브레이크스루' 원칙을 강조하며, 각국의 고유한 경제적, 기술적, 사회적 상황을 고려한 다양한 탈탄소화 경로를 제시했다.
전력망 강화, 운송 탈탄소, 탄소 중립 항만 조성 등
AZEC은 재생 에너지 및 차세대 기술 도입을 통해 전력망을 강화하고 무배출 및 저배출 발전을 촉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 고온 지열 기술, 해상풍력, 히트펌프 등의 기술을 도입하고, 아세안 전력망(ASEAN Power Grid, APG) 실현을 위해 국경 간 전력 거래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수소, 암모니아 및 CCUS를 이용한 무공해 화력발전도 추진한다.
도로 및 항공 운송에서의 탄소 배출 감축도 중요한 부분으로 다뤄졌다. AZEC는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SAF) 개발을 장려하고, 자동차 산업의 전기화와 운송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아세안-일본 운송 파트너십(AJTP)과 같은 다자간 프레임워크를 통해 탈탄소화 및 지속 가능한 운송을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방침이다.
AZEC는 아시아 지역에서 탄소 중립 항만(Carbon Neutral Port, CNP)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세안-일본 항만 기술 그룹 회의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을 위한 CNP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연료의 취급과 활용을 위한 항만 시설의 환경 조성을 위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 350개 이상의 협력 프로그램 진행
AZEC는 일본과 호주의 주도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은 재생 에너지, 수소, CCUS 기술을 통해 AZEC 국가들의 에너지 전환을 지원하고 있으며, 약 350개 이상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 송배전망 개발을 지원하고, 마스터 플랜 수립과 같은 기술 협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민관 협력을 통해 탈탄소화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있다.
호주는 2024 아세안-호주 특별 정상회담에서 20억호주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아세안 투자 금융을 발표했다. 또한, 호주는 아시아 제로 에미션 센터를 지원하고 있으며, 아세안 호주 미래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 에너지 시스템 규제 및 관리, 에너지 인프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23년 3월 탄소 감축을 위한 국가 간 협약 체결에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앞서 나간다며, AZEC에 대해서는 "일본이 아시아 역내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협력 플랫폼을 적극 가동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제감축사업 제3국 공동진출 등을 함께 모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