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전환금융의 동력되는 보험사…99%가 전환 투자 목표 세워

- 저탄소 전환, 보험사가 핵심 전력 된다 - 생물다양성 투자 41%가 검토…블룸버그 새 분석 솔루션 출시

2024-10-18     송준호 editor

보험사들이 기후변화로 사업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전환금융의 원동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15일(현지시각) 발간한 ‘제13차 글로벌 보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사의 99%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저탄소 전환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2024년 7월부터 9월까지 32개 시장의 보험사 고위 임원 4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블랙록은 총 27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보험사들의 투자 행동과 전략적 우선순위를 분석했다.

블랙록의 금융기관그룹 글로벌 총괄인 마크 에릭슨은 보고서에서 “보험사는 전환 및 인프라 금융에 존재하는 글로벌 격차를 메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저탄소 전환은 보험사가 집중하고 있는 분야로, 설문조사에 참여한 보험사의 99%가 투자 포트폴리오에 적어도 한 가지 유형의 전환 목표를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블랙록이 발간한 2024 글로벌 보험 보고서/블랙록

 

저탄소 전환, 보험사가 핵심 전력 된다

보험사들은 강력한 넷제로 전략보다는 저탄소 전환에 집중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저탄소 전환 목표가 있는 보험사가 99%인데 비해 넷제로 목표를 설정한 곳은 56%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전년 대비 배출량 감축(49%)도 주요 목표로 선택하고 있었다.

이런 인식은 실제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66%는 1년 전보다 저탄소 투자에 대한 확신이 커졌다고 답했다. 특히, 보험사의 60%는 풍력, 태양광, 에너지 저장과 같은 청정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 카테고리별로 보면, 보험사들은 전환 관련 비중을 늘릴 계획이 있는 분야로 임팩트 전략을 62%로 가장 많이 꼽았고, 신흥 시장 58%, 그로쓰 바이아웃(Growth Buyout) 사모펀드 58%, 녹색 채권 53%로 그 뒤를 이었다. 그로쓰 바이아웃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회사 경영 전반을 지원하는 형태다. 그로쓰는 성장 궤도에 올라선 기업에 투자, 바이아웃은 성숙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험사가 투자 비중을 높일 시장 영역/블랙록

저탄소 전환의 동인으로는 기후로 인해 업계가 위기를 겪으면서 과반수(57%)가 기후 리스크 관리와 완화를 꼽았다. 그 외에는 이해관계자 및 고객 이익에 부응(54%), 실제 영향에 기여(42%), 규제 의무 이행(47%)이 주요 동인임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보험업계가 은행과 자산운용사와 비교했을 때 훨씬 뒤처져 있다고 지적한 셰어액션의 비판과는 달리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블랙록은 “보험사들은 산업계와 공공기관의 영역이었던 전환 금융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보험사들은 보험 부문의 자본을 동원하고 자산운용사와 협력해 혼합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물다양성 투자 41%가 검토…블룸버그 새 분석 솔루션 출시

저탄소 전환 전략으로 투자를 확대할 부문으로는 63%가 배터리와 탄소 포집, 에너지 저장 같은 전환 기술을, 59%는 풍력과 태양광을 포함한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꼽았다. 녹색 철강과 같은 전환 금속과 소재도 37%가 유심히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자연 자본과 생물다양성도 41%가 관심 있게 본 투자 부문으로 제시됐다. 투자자들은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JP모건과 스탠다드차타드와 같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다가오는 제16차 유엔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 참석해 다양한 투자 기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들이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저탄소 전환 부문/블랙록

이런 추세를 타고 기후 부문에서 그랬듯,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내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블룸버그는 16일(현지시각) 투자자들이 자연 관련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이 솔루션은 영국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생물다양성 온전성 지수(Biodiversity Intactness Index)를 사용한다. 이는 전 세계와 개별 국가에 남아있는 생물다양성의 비율을 추정하는 지수다.

크리스티안 오뒤어 블룸버그의 자연솔루션 상품 매니저는 “수자원 스트레스, 삼림 벌채, 고위험 지역의 자산 위치 등 기업의 자연 관련 위험은 복잡하고 단일한 지표로 평가할 수 없다”며 “자연사 박물관과의 협업으로 과학 기반의 생물다양성 지표로 기업의 자연에 대한 의존도와 영향의 모든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해당 솔루션이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TNFD)의 권장사항에 맞춘 정보 공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TNFD에는 400여개 기업과 금융기관이 가입했으며 향후 2년 내 자연 관련 재무 공시를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