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의 원자력 르네상스…방사성폐기물은 어떻게 해결할까?

2024-10-18     유미지 editor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이 늘고 있는 동시에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픽사베이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이 부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원자력 발전소를 새로 만드는 대신 기존 원자로를 재가동하거나 SMR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 에너지와 계약을 맺고 5년 전 운영을 중단한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구글은 세계 최초로 SMR 개발 업체인 카이로스 파워와 전력 구매 계약을 맺었다.

아마존 역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미국 버지니아 주의 유틸리티 회사인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밖에 원자력 발전에 5억달러(약 6837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총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소형모듈원자로 기술이 미국내 최초로 배치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9억달러(약 1조233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외 다른 나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원자력으로 전기의 약 15%를 생산하는 영국은 2050년까지 그 수치를 25%로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8개의 대형 원자로를 건설할 전망이다. 

프랑스는 이미 전기의 70%를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하고 있다. 기존 원자로의 수명을 연장하는 동시에 6개의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산업을 재가동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30년까지 원자력 발전의 전기 혼합 기여도를 50%로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원자력의 발전과 함께 수천 톤의 방사성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나라가 직면해 있는 문제다.

 

원자력 발전은 늘고 있지만 방사성폐기물 처리 시설 설립은 더뎌  

그동안 미국에서 사용한 방사성폐기물은 전력 사용이 필요 없는 건식 저장고에 봉인해 보관되어 왔다.

이 폐기물은 지난 2011년 네바다주 유카 산(Yucca Mountatin)에 위치한 영구 지하 시설로 보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압력에 시달리는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개발이 중단됐다.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계획했던 텍사스 주 서부에 위치한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허가 문제 역시 지난 10월 미국 대법원에 이의가 제기된 상태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는 '동의 기반 입지 지정' 을 통해 폐기물을 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의 기반 입지 지정은 주민과 지역 사회의 요구와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형평성과 환경을 중심으로 시설을 세우고자 접근하는 방식을 말한다. 부지 선정과 같은 계획 및 역량 구축 과정부터 검토 및 평가, 협상 및 실행의 프로세스까지 다룬다. 그러나 문제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싱크탱크 브레이크스루 인스티튜트(The Breakthrough Institute)의 에너지 분석가인 매튜 월드(Matthew Wald)는 웹사이트 기사를 통해 "폐기물 처리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원자로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임시 저장소라도 해결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전력 회사들은 연방 정부의 비용 지불로 인해 에너지부가 장기 저장 시설을 열지 않아도 많은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시급하지는 않지만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결국 방사성폐기물은 부지에 계속 놓여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12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 중인 미국 최대 원자력 사업자인 콘스텔레이션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미국 내 총 방사성폐기물의 약 5분의 1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스텔레이션은 관계자가 보낸 성명을 통해 ‘안전’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우리는 시설에서 사용하는 방사성폐기물을 부지런히 보관하고 수, 카탈로그, 추적 및 분리하여 모든 폐기물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산업으로서 원자력은 모든 폐기물과 최종 폐기 계획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유일한 대규모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원자력 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산업 무역 협회 원자력에너지연구소(NEI)의 수석 이사인 로드 맥컬럼(Rod McCullum)은 로이터 통신에 “743미터톤에 달하는 스리마일섬의 모든 방사성폐기물이 건식 저장 시설로 옮겨졌다”라고 말했다. “이제 재가동이 계획되어 시설의 냉각 풀은 비어 있는 상태다. 이를 통해 많은 운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맥컬럼은 “궁극적으로 업계는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방사성폐기물을 기꺼이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유카 산이 위치한 네바다 주의 지도자들과는 합의가 성사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