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식음료기업 산토리, 세계 최초 물 리스크 평가를 위한 ‘물 안보 나침반’ 출시
일본의 음료 및 식품 기업인 산토리(Suntory Group)가 세계 최초로 온라인 도구인 '물 안보 나침반(Water Security Compass)'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엔지니어링 컨설팅 기업 니폰 코에이(Nippon Koei)와 도쿄대학교 공학부와 협력하여 미래의 물 부족 위험을 평가하고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를 통해 산업, 정부, 학계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수자원 연구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물 부족으로 인한 세계 식량 안보에 대한 위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농업 생산의 25%가 물 가용성이 심각하게 부족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기후 변화, 노후화된 인프라, 심화되는 수자원 경쟁이 맞물리면서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추세다. 연구에 따르면, 세계는 2050년에 10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를 위해 2010년 대비 56%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야 한다. 이로 인해 쌀, 밀, 옥수수와 같은 필수 작물을 포함해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탕수수, 쌀, 밀, 채소, 면화, 옥수수와 같은 세계 관개 작물의 주요 생산국인 중국, 인도, 미국, 파키스탄, 브라질, 이집트,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10개국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플랫폼은 2022년에 시작된 도쿄대학의 글로벌 수자원 시뮬레이션 모델을 사용한다. 이 모델에는 계절 변화와 댐 인프라와 같은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전 세계적 물 가용성과 수요를 추정할 수 있다.
물이 부족한 지역이나 농업, 산업, 가정용 등 유형별로 물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빨간색과 파란색 등 색상 코드로 시각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각 지역에서 필요한 물의 양과 공급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현재와 미래에 어떤 용도로 얼마나 많은 수자원이 부족할지 예측할 수 있다.
현재 베타버전 운영 중이며 2025년 정식 출시 예정
‘물 안보 나침반’은 지난 여름부터 대중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현재 베타버전이 운영 중이며 2025년 정식 출시 예정이라고 산토리는 밝혔다.
산토리, 니폰 코에이, 도쿄대학은 이 플랫폼을 통해 세계적인 물 보존을 지원하고 국제적인 물 정책 논의에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오늘날 전 세계의 다양한 기업과 조직이 기후 변화와 관련된 물 위험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지난 10월 세계자연기금(WWF)은 물 위기가 수자원과 담수 생태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으며 식량 안보, 복지, 환경에 연간 약 58조달러에 달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세계적인 물 부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WWF는 정부, 기업, 금융 기관들이 합심한 노력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WWF의 사무총장 키르스텐 슈어트(Kirsten Schuijt)는 “물이 풍부하게 흐르는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정부, 기업, 그리고 금융 기관들이 우리의 담수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데 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업 물 리스크 데이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 6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의 기업들이 투자자들로부터 물 관련 데이터의 공개를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기후 위기로 인해 기상이변 발생 가능성 상승과 물 시스템과 관련된 물리적 위험에 직면한 기업들이 늘면서 투자자들의 압박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산토리는 “물 안보 나침반을 통해 물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파악하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확성을 높여 글로벌 수자원 보존 활동을 더욱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