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토론토, 화석연료 광고 금지 추진... 프랑스와 네덜란드 이은 움직임
- 연방 경쟁법 그린워싱 방지 규정의 적용… 광고주 환경주장 입증 책임 - 프랑스, 네덜란드 이어 전 세계 확산 중
지난 2022년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프랑스가 화석연료 관련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광고를 금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캐나다에서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시의회가 오해의 소지가 있는 화석연료 광고 금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에너지믹스 등 현지언론이 16일(현지시각) 밝혔다. 시의회는 시 공무원들에게 내년 초 광고금지안 초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결정은 캐나다 연방 정부의 그린워싱 방지 규칙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그린워싱을 겨냥한 가장 최근의 도시 차원의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토론토뿐만 아니라 오타와, 몬트리올 등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도 유사한 규제를 추진 중이다. 오타와 시는 이미 화석연료를 옹호하는 광고에 대한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몬트리올에서는 교통 광고 자회사가 이 문제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몬트리올 교통협회 이사회 의장 에릭 앨런 콜드웰은 "우리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를 지향하며, 대중교통이 화석연료 광고에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방 경쟁법 그린워싱 방지 규정의 적용… 광고주 환경주장 입증 책임
캐나다에서는 지난 6월 말 경쟁법(Competition Act)에 추가된 그린워싱 방지 규정에 따라, 기업들이 자신들의 환경 관련 주장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된 기준을 바탕으로 증거를 제시해야 할 책임을 부여한다. 이는 광고주가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광고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높인 중요한 규정 변화로 평가된다.
이번 발의안의 배경에는 그린피스 캐나다를 비롯한 의 불만 제기가 있는데, 특히 화석연료회사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패스웨이 얼라이언스(Pathways Alliance)’의 광고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바 있다. 시 당국은 패스웨이 얼라이언스는 ‘공기를 맑게 하자(Let’s Clear the Air)’ 캠페인에 대한 공식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캠페인에서 화석연료 업계는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및 대규모 CCS 프로젝트 건설을 위해 165억캐나다달러(약 16조4500억원)를 지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어 CCS업계에서는 연방 및 주정부 차원의 보조금없이는 이 계획을 실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는데, IPCC 보고서에 따르면 CCS는 2030 탄소감축을 위한 가장 비싸고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하나임을 그린피스 측은 비판해왔다.
토론토 교통국은 지난달 패스웨이 얼라이언스와, 캐나다 액션(Canada Action)의 광고 등 화석연료 광고에 대해 새로운 사전 심사정책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연방 규정을 준수하는 광고만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화석연료 업계에서는 “그린워싱을 비롯한 새로운 규정이 너무 모호하며, 우리의 공개적인 대화를 제한하려는 노력은 경제를 더 위험에 빠뜨리고 이 문제를 더욱 양극화시킬 뿐”이라고 반발했다.
프랑스, 네덜란드 이어 전 세계 확산 중
업계 반발과 규제 실효성 논란도 지속
한편, 프랑스는 2022년 8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광고를 금지했으며, 이 조치를 위반하면 2만~10만유로(약 2900만~1억49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매스미디어, 현수막, 입간판 등 모든 매체를 포함하는 조치로, ‘재생에너지 50% 이상 함유 제품’ 혹은 ‘화석연료 업계가 금융 투자 및 이벤트 후원 등의 형태로 광고를 내는 것’ 등은 가능하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2021년 유럽 도시에서는 처음으로 공공장소에서 화석연료 광고를 금지했다. 암스테르담은 지하철역이나 시내버스 정류장 등 공공장소에서 화석연료기업 및 항공사 광고를 금지시켰다. 호주 시드니에서도 화석연료 광고 금지방안을 논의중이며, 시 소유 부동산 및 시 주관 행사에서 화석연료 관련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린피스 등 국제 환경단체들은 EU 및 각국에 화석연료 광고 중단 압박을 계속해오고 있다. 이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국가가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것과 유사한 금지조치를 화석연료 기업 광고에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하지만 한편에서는 업계의 반발과 규제의 실효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