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호주에서 해상케이블로 전기 받는다…28조원 태양광 사업 조건부 승인

- 4300km의 해저 케이블로 1.75GW 송전…싱가포르 전기 수요의 9% 규모 - 싱가포르, 2035년까지 6GW의 저탄소 전력을 수입

2024-10-24     유인영 editor
‘호주-아시아 전력 연결’을 추진 중인 호주의 선케이블이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 선케이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 전력 케이블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게 됐다. 호주에서 싱가포르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200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호주-아시아 전력 연결(Australia-Asia Power Link, 이하 AA파워링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호주의 선케이블(SunCable)이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4300km 해저 케이블로 1.75GW 송전…싱가포르 전기 수요의 9% 규모

이번 프로젝트는 약 4300km의 해저 고압 직류(HVDC) 케이블을 통해 호주에서 싱가포르로 1.75기가와트(GW)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송전한다. 이는 싱가포르의 현재 전력 수요의 약 9%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덴마크에서 영국으로 송전을 시작한 바이킹 링크는 육지와 해저를 포함해 765km를 연결한다. 건설 비용은 4년 동안 약 19억달러(약 2조5000억원)가 들었다. AA파워링크의 케이블 길이는 바이킹 링크의 5.6배에 달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선케이블은 프로젝트를 위해 호주 북부 노던 준주(Northern Territory)에 120km²에 달하는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최대 6GW의 전력을 생산하여 약 2GW는 싱가포르로 송전하고, 나머지 4GW는 호주 북부 최대도시인 다윈(Darwin) 지역 산업단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선케이블 “호주 북부에 18조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가져올 것”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장거리 전력 송전을 위한 고효율 HVDC 기술과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스템, 해저 케이블 설치 및 유지보수 기술, 국가 간 전력 거래를 위한 전력계통 연계기술이 필요하다. 미테시 파텔(Mitesh Patel) 선케이블 임시 CEO는 "오늘 발표는 우리 프로젝트의 상업적, 기술적 실행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선케이블은 AA파워링크 프로젝트가 호주 북부에 200억호주달러(약 18조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와 건설 기간 동안 수천 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케이블은 프로젝트 동안 인도네시아에 25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직접 투자하여 제조, 건설, 해양, 유지보수,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75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2035년까지 6GW의 저탄소 전력을 수입

싱가포르 저탄소 전력 수입 계획 / EMA

싱가포르는 2035년까지 6GW의 저탄소 전력을 수입할 계획이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재생 에너지 자원이 제한적이지만, 지역 전력망에 연결하여 풍부한 저탄소 전기에 접근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재생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고 아세안 전력망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EMA)는 호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저탄소 전기를 수입하기 위해 선케이블을 포함한 10개의 프로젝트에 조건부 승인(Conditional Approval)을 발급했다. 이 중 5개의 프로젝트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고 2024년 9월에 조건부 허가(Conditional Licence)를 받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EMA는 해외에서 생산되어 수입되는 청정에너지와 연계된 무결성 탄소 크레딧을 제공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EMA는 탄소 크레딧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면 국가 간 전력 거래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지역 전체의 재생 가능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