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생물다양성 정보 공개 43% 급증…대기업은 관심 저조
- COP15 이후 기업들, 생물다양성 공개 '러시' - ESG 담당자 80%, “생물다양성 하고 싶어도 못해”
글로벌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이어 생물다양성 분야까지 정보공개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2022년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 채택 이후 기업들의 생물다양성 데이터 공개가 43%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는 콜롬비아에서 개최 중인 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6)에서 GBF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시점에 공개됐다.
COP15 이후 기업들, 생물다양성 공개 '러시'
CDP에 따르면 기업 공개의 99%는 여전히 기후 정보가 차지하고 있으나, 생물다양성 정보를 공개하는 기업이 2022년 7974개 사에서 2023년 1만1453개 사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물 관련 데이터는 23%, 산림 관련 데이터는 10% 늘었다.
CDP는 이 같은 정보공개가 기업의 실질적 행동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물다양성 정보공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연기반 솔루션에 자금을 대는 금융기관이 17%에 그치고 있지만, COP16에서 프랑스 투자기관이 1억유로(약 1503억원) 규모의 대형 기금을 조성하는 등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게 CDP의 설명이다.
물 관련 데이터의 경우, 전 세계 상장기업의 33%가 보고에 참여하면서 물 사용량이 22%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ESG 담당자 80%, “생물다양성 하고 싶어도 못해”
CDP가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것과 달리, 기업 내부에서는 생물다양성 관련 행동을 수행할 드라이브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속가능성 미디어 트렐리스는 이달 글로벌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지속가능성 담당 임직원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80%는 생물다양성 분야에서 자사의 노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ESG 담당자들은 "다양한 비재무적 목표를 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연 관련 이슈가 다른 ESG 과제에 밀려나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대기업이 중견기업보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낮았다는 점이다. 매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 대기업 중 생물다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곳은 13%에 불과했지만, 1000만~10억달러(약 139억~1조3892억원) 미만 기업은 39%에 달했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은 중소기업(41%)보다 대기업(69%)이 더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응답자들은 생물다양성 영향평가의 표준화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SG 담당자들은 현재 다양한 평가방법론을 혼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자연 자본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태스크(TNFD) 50% ▲유럽 지속가능성 공시기준(ESRS) 44% ▲자연과학 기반 목표 네트워크(SBTN) 40% ▲지역⋅사업장 단위 환경영향평가 38% ▲CDP 수자원 평가 33% ▲CDP 산림평가 31% ▲온실가스 프로토콜 토지 분야 온실가스 제거 지침 29% ▲ENCORE 17% ▲기타 10%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