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보다 2만 배 강한 육불화황(SF6), 인도 규제 도입 논의 본격화

SF6, CO2의 2만3500배에 달하는 온난화 잠재력 대체 기술의 높은 비용이 도입의 장애물

2024-11-01     유인영 editor
이미지=언스플래쉬

인도 정부와 전력 산업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온실가스로 알려진 육불화황(SF6)의 단계적 감축을 검토하고 있지만, 대체 기술의 높은 비용이 규제 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3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SF6, CO2의 2만3500배에 달하는 온난화 잠재력

송전 장비의 절연체로 사용돼

교토의정서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을 6대 온실가스로 규정했다. 이 중 SF6는 지구온난화 지수(GWP)가 이산화탄소의 2만3500배에 달한다.

SF6는 전기를 통하지 않는 특성 덕분에 전력 송전 장비의 절연체로 사용되며, 회로 차단 장치인 스위치 기어에서 흔히 쓰인다. 에너지 전기화로 인한 전력망 확장 정책에 따라 SF6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며,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SF6는 안정적인 특성 덕분에 절연 성능이 뛰어나지만, 이러한 안정성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SF6는 대기 중에서 1000년 이상 잔존할 수 있다. SF6를 포함한 불소계 온실가스는 2019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3%에 불과했지만, 지난 30년간 사용이 급증하여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SF6가 적용된 장비는 밀폐 절연 구조로 설계되었지만, 제조, 설치, 폐기 등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누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노후화된 장비에서 상당한 누출이 발생할 수 있는데, 2022년 미국의 SF6 배출량 중 약 67%는 전력 유틸리티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 기술의 높은 비용이 도입의 장애물

인도 중앙전력청(CEA) 의장 간샴 프라사드(Ghanshyam Prasad)는 "규제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언젠가는 시행해야 할 일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대체 기술의 비용이 저렴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 송전회사 스텔라이트 파워(Sterlite Power)의 글로벌 제품 및 서비스 CEO인 레슈 마단(Reshu Madan)에 따르면, 대체 기술을 도입하려면 장비의 설계와 제조 방식을 변경해야 하며, 이는 비용을 두세 배까지 늘릴 수 있다. 이는 이미 공급 제약으로 인한 송전 장비 비용 상승이 우려되고 있는 인도의 전력 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인도전기전자제조협회(IEEMA)의 차기 회장 비크람 간도트라(Vikram Gandotra)는 규모의 경제가 이러한 교착 상태를 타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틸리티 수요를 통합해야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대량 조달을 통해 새로운 기술 도입의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2026년부터 SF6를 포함한 스위치 기어의 단계적 퇴출 규정을 통과시켰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 같은 주에서도 SF6 사용을 중단하거나 누출을 제한하는 규제를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SF6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SF6를 대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절연가스 'K6'를 개발하고, 이를 초고압 송전급 차단기까지 적용할 수 있는 설계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전력기기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개발 성과 공유 세미나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