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16 키워드는 '공정한 수익 분배'... 생물다양성 크레딧 프레임워크 초안 공개
- COP16, 대기업에 DSI로 창출한 수익 분배 규제 논의 중 - 생물다양성 크레딧 프레임워크, 탄소 크레딧 전철 밟지 않게 엄격한 기준 제시
콜롬비아에서 진행 중인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COP16)에서 생물 자산의 공정한 수익 분배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번 COP16에서 디지털 서열 정보(DSI)와 생물다양성 크레딧 판매로 인한 수익이 현지 생태계 보호와 지역사회에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규제 및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OP16은 10월 21일(현지시각) 콜롬비아 칼리(Cali)에서 개막, 11월 1일(현지시각) 폐막한다.
COP16, 대기업에 DSI로 창출한 수익 분배 규제 논의 중...
업계는 반발... 제약업계, "과도한 기부금은 연구활동 위축시킬 것"
DSI는 세계 각국 연구자들이 수집한 유전자 데이터로, 핵산 서열 데이터(DNA, RNA), 단백질 서열 데이터, 분자 구조 정도 등을 포함된다. 대부분의 DSI는 온라인 상에서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
문제는 상업적 활용이다. 바이오 및 제약기업들은 DSI를 활용해 신약이나 생산량 및 품질을 개선한 새로운 농산물 품종을 개발해 막대한 재무적 수익을 내고 있지만, DSI의 원천 자원을 제공한 국가나 지역사회들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생물 자원을 보유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 기업들이 유전자 데이터를 활용하면서도 이익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지난 COP15에서는 DSI 이용으로 발생한 수익을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다자간 메커니즘 구축에 합의한 바 있다.
이번 COP16에서는 각국이 수익 분배를 위한 다자간 기금 조성과 함께, 기업들이 DSI로 발생한 수익의 일정 비율을 출연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기금은 DSI 원천 지역의 생태계 보호와 지역사회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다자간 기금 메커니즘 초안에 따르면, 연 매출 5000만달러(약 689억원) 이상 또는 500만달러(약 69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대기업들은 DSI로 발생한 수익의 1~2%, 또는 매출의 0.1~0.2%를 기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FT는 기부금의 규모, 기준, 의무화 여부 등이 여전히 논의 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이러한 논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특히 제약업계는 기여금 지불이 의무화될 경우 비용 증가를 초래하여 최첨단 산업의 연구활동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물다양성 크레딧, 탄소 크레딧 전철 밟지 않게...
TNFD 채택 증가... 향후 더 주목받을 것
COP16 기간 중 열린 국제생물다양성크레딧자문패널(IAPB)의 세션에서는 생물다양성 크레딧의 개발 및 활용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워크 초안이 공개됐다.
IAPB는 고품질 생물다양성 크레딧 시장을 통해 자연 보전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촉진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금융, 산업계, 원주민, 지역공동체, NGO 등 다양한 분야의 이해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
IAPB 공동의장 실비 굴라드(Sylvie Goulard)와 아멜리아 포셋(Amelia Fawcett)은 생물다양성 크레딧이 탄소 크레딧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생물다양성 크레딧이 탄소 크레딧처럼 실질적인 환경 보호 노력을 소홀히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일부 환경 운동가들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탄소 크레딧은 기업들이 돈으로 탄소 감축 효과를 구입하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배출량 저감 노력을 하지 않도록 만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IAPB 프레임워크 초안에는 생물다양성 크레딧이 탄소 크레딧의 문제점을 반복하지 않도록, 크레딧 판매 수익은 크레딧이 발생한 지역과 유사한 생태계 환경을 보호하는 프로젝트에만 사용할 것, 2차 거래 즉, 중고 거래는 허용치 않을 것, 크레딧 자체를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선택지로 제시해 상쇄 남용을 방지할 것 등이 명시돼 있다.
IAPB 측은 프레임워크의 기준이 엄격함에도 불구하고 TNFD(Taskforce for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프레임워크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생물다양성 크레딧 수요는 향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