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데이터 활용 급증…월마트 등 소매업체들, ‘기후 분석’ 전략 가속화

날씨 데이터 수요도 증가…플래널리틱스 등 날씨 컨설팅 업체 주목 날씨 데이터를 통해 할인 시점 결정 등 가격 조정

2024-11-06     유인영 editor
월별 날씨 민감도 예시(미국) / 미국소매협회, 플래널리틱스

기후 변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월마트 등 주요 소매업체들이 날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석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재고 계획에만 사용되던 날씨 데이터가 이제는 광고 지역화나 계절 상품의 할인 시점을 결정하는 데까지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날씨 데이터 수요도 증가…플래널리틱스 등 날씨 컨설팅 업체 주목

기후 변화로 인한 날씨 변동성이 커지면서 날씨 데이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독일의 메테노믹스(Meteonomiqs), 미국의 플래널리틱스(Planalytics), 웨더 트렌드 인터내셔널(Weather Trends International) 등 날씨 컨설팅 업체는 클라우드 컴퓨팅 등 첨단 기술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다. 

곧 가격 책정에 중점을 둔 새로운 날씨 데이터 도구들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플래널리틱스는 경영 컨설팅 회사 베어링포인트(BearingPoint)와 협력해 소매업체가 가격 책정 분석 모델에 통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베어링포인트의 컨설턴트 라이언 오라본(Ryan Orabone)은 "날씨는 통제할 수 없지만, 분석은 통제할 수 있다. 가격은 더욱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날씨 분석은 겨울 상품의 할인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난방용 펠릿과 방한복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트랙터 서플라이(Tractor Supply)는 "4분기에 좋은 성과를 내려면 날씨가 추워져야 한다"고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언급했다. 이에 대해 플래널리틱스의 CEO인 프레드 폭스(Fred Fox)는 “11월의 기온이 2023년 수준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할인한다면 나중에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미국소매협회(NRF)는 플래널리틱스와 함께 소매업체들에게 날씨 분석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날씨 변동성이 소매 매출의 3.4%에 직접적 영향준다고 전했다. 또한, 날씨 기반 수요 분석을 통해 소매업체들이 판매 예측과 마케팅, 재고 관리 최적화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이윤 증가와 효율적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날씨 데이터를 통해 할인 시점 결정 등 가격 조정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로 재고 계획에 날씨 분석을 통합한 월마트는 올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 자외선 차단제 가격을 예년보다 2주 일찍 인하했다. 월마트에 납품하는 바이어스도르프의 커비 도일(Kirby Doyle)은 몇 년 전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 말했다.

도일은 "예전에는 날씨 데이터가 거시적인 계획을 위한 예측 모델에 불과했다"며 "이제는 시즌 전 계획부터 시즌 중 프로모션 스케줄링 등 다양한 분석에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어스도르프는 니베아 등 주로 화장품을 생산하는 소비재 회사다.

웨더 트렌드의 고객사 중 일부는 날씨 데이터를 수요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는 ‘동적 가격 책정’에 활용한다. 판매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절일 경우,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나중에 큰 폭의 할인을 해야 하는 상황을 피해 초기에 소폭의 할인을 실시할 수 있다고 웨더 트렌드의 설립자인 빌 커크(Bill Kirk)는 설명했다.

커크는 소매업체들이 날씨를 실적 부진의 핑계로 사용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월스트리트는 그런 변명을 싫어한다”며,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우리의 사업을 통제할 수 없다'고 말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