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9000명 감축 구조조정…"하이브리드 성장 예측 못했다"
영업이익 전망치 70% 하향 조정…4∼9월 순이익 94% 감소 전체 직원의 6.7%인 9000명 감원, 생산 능력 20% 감축 글로벌 판매 3.8% 감소…중국 14.3%, 미국 3% 감소
일본 닛산자동차가 실적 부진에 따라 이번 회계연도 내에 3000억엔(약 2조7000억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9000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전 세계 생산 능력의 20%를 축소할 계획이다.
7일(현지 시각) 로이터는 일본 3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닛산이 2018년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해임과 르노와의 파트너십 축소로 인한 불안정한 상태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업이익 전망치 70% 하향 조정…4∼9월 순이익 94% 감소
닛산은 이번 회계연도 영업이익 전망치를 70% 하향 조정, 5000억엔(4조5276억원)에서 1500억엔(약 1조3583억원)으로 수정했다. 닛산은 올해 4∼9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줄어든 192억엔(약 17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닛산을 비롯한 여러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은 현지 기업인 BYD 등의 첨단 기술을 갖춘 저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는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닛산의 또 다른 문제는 미국 시장에서 신뢰할 만한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급증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는 도요타와 대비된다.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의 하이브리드 수요를 오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 몰랐다"고 부진의 책임을 인정했다. 또한, 핵심 모델에 몇 가지 변경을 가했으나 계획대로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체 직원의 6.7%인 9000명 감원, 생산 능력 20% 감축
일본 요코하마에 본사를 둔 닛산은 전 세계 13만3580명의 직원 중 6.7%에 해당하는 9000명의 직원을 감원할 예정이다. 닛산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고정비를 약 3000억엔(약 2조7000억원) 줄일 계획이다.
우치다 사장은 이번 달부터 자신의 월급의 50%를 자발적으로 반납할 것이며, 다른 임원진들도 자발적으로 임금 삭감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치다 사장은 감원 및 생산 축소의 시기와 위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닛산은 생산 능력을 20% 감축하고 차량 개발 소요시간(리드타임)을 30개월로 단축할 예정이다. 향후 르노, 미쓰비시자동차 등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미쓰비시자동차 지분 34% 중 최대 10%를 미쓰비시자동차에 매각해 최대 686억엔(약 621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글로벌 판매 3.8% 감소…중국 14.3%, 미국 3% 감소
닛산은 전 세계에 25개의 차량 생산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 능력 감축에 대해 사카모토 히데유키 닛산 부사장은 라인 속도와 공장 근무 형태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닛산의 연간 세계 생산능력은 2020년 700만대였으나 현재 500만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20%를 줄이면 400만대 이하으로 떨어지게 된다.
닛산의 글로벌 판매는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 동안 3.8% 감소한 159만대를 기록했으며, 중국에서 14.3% 감소, 미국에서는 약 3%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 시장은 닛산의 글로벌 판매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일본 2위 자동차 제조업체인 혼다자동차도 6일, 중국에서의 판매 급감으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 못하게 15% 감소했다고 발표하며, 주가가 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