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인프라 확충, 트럼프 복귀 후 변화 가능성

2024-11-11     홍명표 editor
미국의 각 주별로 전기차 인프라를 조사해서 보고서를 발표한 주토비의 홈페이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가 화제가 되는 가운데, 전기차 인프라 확충과 관련한 흥미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

클린테크니카는 전기차를 많이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내용을 담은 ‘2024년 EV 충전소 보고서: 주별 분석(The 2024 EV Charging Station Report: State-by-State Breakdown)’을 소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온라인 운전자 교육기관 주토비(Zutobi)가 발표한 것으로, 보고서의 전체 내용은 주토비 웹사이트(zutobi.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일부 주, 선제적 충전 인프라 확충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상황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예를 들어, 노스다코타 주는 서울 면적의 303배에 달하는 18만3108㎢의 광활한 면적에 약 77만 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전기차 수는 1200대 미만이지만 100대당 충전소 수는 21.8개로 높은 수준이다.

주토비 공동 창립자인 루카스 발덴백(Lucas Waldenback)은 노스다코타 주가 전기차 보급에 앞서 인프라를 먼저 구축한 배경에 대해 “인구가 적고 면적이 넓어 충전소가 충분하지 않으면 전기차 수요가 생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와이오밍 주 역시 전기차 100대당 충전소 수가 22.1대에 달하며, 노스다코타와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에서 전기차가 가장 많이 보급된 지역은 단연 캘리포니아 주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약 125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발덴백은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 충전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과 민간 부문의 협력이 필요하며, 충전기 설치 시 요금 할인과 인센티브 제공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노후화된 전력망 문제로 인해 충분한 충전소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중 캘리포니아의 전력망이 전기차 충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정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오클라호마-아칸소,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

오클라호마와 아칸소 주에서도 최근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발덴백은 휘발유 가격 상승, 전기차 가격 인하, 주행거리 개선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의 휘발유 가격은 2020년 1갤런당 약 1.40~1.73달러에서 2022년 말 3.55달러로 급등했으며, 아칸소 또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반면, 전기차 보급이 활발한 뉴저지와 일리노이 주는 인프라 확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덴백은 "두 주는 인구 밀도가 높고 도시 환경에서 충전소 설치가 쉽지 않아 인프라가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클린테크니카는 발덴백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가 연방정부의 전기차 인센티브에 미칠 영향을 질문했다. 발덴백은 트럼프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소비자 세액 공제와 배터리 생산 지원 자금을 축소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로 인해 전기차 가격 상승과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향후 몇 달간 관련 규제 논쟁과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발덴백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이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 감축과 에너지 독립 촉진이 국가적 목표로 자리잡고 있어, 전기차 인프라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발덴백은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뿐 아니라 주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하며, 미국 전역에 지속 가능한 전기차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