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저탄소 연료 기준 강화…연료값 상승 우려도 제기

LCFS 개정…2030년까지 탄소 집약도 감축 20% → 30% 2030년까지 휘발유 평균 가격 갤런당 37센트 인상할 수 있어

2024-11-12     유인영 editor
이미지=언스플래쉬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이 연료의 탄소 집약도 기준을 더욱 강화하면서,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이 1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8일(현지 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캘리포니아 규제 당국이 같은 날 운송 부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주의 기후 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탄소 연료 사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하기로 표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소매 연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

 

LCFS 개정…2030년까지 탄소 집약도 감축 20% → 30%

캘리포니아 대기자원위원회(CARB) 14명의 위원 중 12명은 캘리포니아주의 ‘저탄소 연료 기준(Low Carbon Fuel Standard, LCFS)’ 개정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결정에 앞서, 8시간 가까이 정책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위원들 간에도 긴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LCFS는 교통 연료의 탄소 집약도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기존 20%에서 30%로 높이며, 2045년까지는 90%까지 감축하는 목표를 추가했다. 탄소집약도(carbon intensity)란 원 단위 생산에 탄소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번 LCFS 개정안은 연료 제조업체가 2030년까지 운송 연료의 탄소 집약도를 크게 줄여야 크레딧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운송 부문은 캘리포니아주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LCFS 개정안에 따르면, 연료 제조업체가 탄소 배출 기준치를 초과하는 제품을 생산할 경우 크레딧을 구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를 생산하는 정유업체는 이러한 크레딧을 생성하여 판매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은 매년 감소하는 탄소 배출 기준치의 감소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LCFS는 최근 몇 년 동안 재생 디젤과 바이오가스 생산 붐을 일으켜 크레딧 가격을 2020년 200달러(약 28만원) 이상에서 약 70달러(약 9만8000원)로 낮추었다. 이번 개정은 크레딧 가격을 지탱하고 저탄소 연료 생산을 더욱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2030년까지 휘발유 가격 평균 갤런당 37센트 인상할 수 있어

개정 반대 측은 휘발유 가격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해 발표된 위원회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개정으로 인해 2025년까지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약 47센트 인상하고, 2024년부터 2030년까지 평균 갤런당 37센트를 인상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의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29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1.22달러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위원회는 초기 비용 추정치를 철회하고 분석모델이 미래 연료 가격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일부 환경 단체들 또한 이번 정책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촉진하기보다는 대규모 농축산업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연료를 우선한다고 비판했다. CARB의 내부 환경 정의 자문위원회도 항공 연료 생산자에 대한 예외 조항과 낙농 메탄 프로젝트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등을 이유로 개정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표결에 참여한 여러 위원은 이번 개정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민주당이 주도하는 캘리포니아의 기후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 재임 시기처럼 캘리포니아가 독자적인 차량 배출 규제를 설정하는 권한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헨리 스턴(Henry Stern)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은 "전 세계가 캘리포니아를 주목하며 우리가 기후 리더십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완벽주의로 내부 압박에 굴복할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