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기후 기술 스타트업 민간 투자 기회 열린다
- “자본이 마르는 시점이야말로 투자 기회” - 기후 기술은 공화당 포함 양당 의제…일자리 창출, 제조업, 리쇼어링, 중국과의 경쟁 - 트럼프 집권, 빠른 프로젝트 승인 등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당선과 함께 기후 기술에 대한 자금 지원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부족해진 정부 지원을 메우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본이 마르는 시점이야말로 투자 기회”
벤처 캐피털 몬턱 클라이밋(Montauk Climate)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필립 크림(Philip Krim)은 “트럼프 1기 집권 당시에도 정부가 지원을 철회하면서 민간 자본이 기후 분야로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을 보았다. 이번에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본이 마르는 시점이야말로 우리에게는 투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물론 현재의 투자 환경은 제로 금리 환경이었던 트럼프 1기 때와 매우 다르다. 당시 미국의 기후 기술에 대한 벤처 캐피털 투자는 상승세를 보였고 2021년에는 300억달러(약 42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AI에 대한 투자 관심 증가와 맞물려 전 세계 기후 기술 기업 투자 금액이 약 50% 감소할 것으로 블룸버그NEF가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복귀를 기회로 보고 있다. 클린 에너지 벤처스(Clean Energy Ventures)의 공동 창립자 데이비드 밀러(David Miller)는 “정책은 항상 변동성이 있다. 좋은 투자 전략은 불확실할 때 저가에 매수하고 고가에 매도하는 것”이라며 기회 요인을 강조했다.
기후 기술은 공화당 포함 양당 의제…일자리 창출, 제조업 부흥, 리쇼어링, 중국과의 경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청정에너지 인센티브를 철회하거나 약화하겠다는 계획을 명확히 밝혔다. 탄소 포집에서 그린 수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후 기술 분야는 최근 몇 년 동안 연방 세액 공제, 대출, 보조금 등 폭넓은 지원을 받아 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에너지부의 대출 프로그램 사무국(LPO)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청정에너지 주요 정책을 어떻게 다룰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콜라보레이티브 펀드(Collaborative Fund)의 파트너인 소피 바칼라(Sophie Bakalar)는 “트럼프의 승리는 기후 기술에 대한 연방 정부의 지원 감소로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IRA에 따라 매우 관대하게 지원되던 많은 보조금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바 캐피털(Toba Capital)의 파트너 수잔 수(Susan Su)는 최악의 경우 연기금 등 대규모 자본이 연방 지원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계에는 자본이 넘쳐난다. 다만 어떤 자본이 기후 기술 부문에 투자할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기후 기술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 현재 기후 기술 투자 트렌드는 과거와 달리 지속 가능성과 탈탄소화보다 일자리 창출, 제조업 부흥,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 중국과의 경쟁 필요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사안은 공화당에도 호소력을 갖출 수 있는 양당 우선 과제다.
트럼프 집권, 빠른 프로젝트 승인 등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
갈바나이즈 클라이밋 솔루션(Galvanize Climate Solutions)의 공동 의장 톰 스타이어(Tom Steyer)는 대선 이후 성명을 통해 “청정에너지는 거대한 사업이며, 비용과 시장 적합성 측면에서 시장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가장 활발한 기후 기술 펀드와 스타트업의 상당수는 트럼프의 첫 임기 이후, IRA와 LPO가 대폭 확장되기 이전에 설립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세액 공제가 사라지거나 받기 어려워질 수 있지만, 많은 투자자는 공화당 행정부가 빠른 프로젝트 승인 등 일부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린배커 캐피털(Greenbacker Capital)의 매니징 디렉터 벤 베이커(Ben Baker)는 “지속 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허가와 청정에너지를 위한 신속한 전력망 연결”이라며, 공화당이 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컨그루언트 벤처스(Congruent Ventures)의 공동 창립자인 에이브 요켈(Abe Yokell)은 트럼프 당선인이 글로벌 기후 대응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심각해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기후 기술 투자에 대해서 “우리는 이미 이 같은 상황을 겪어봤다”며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