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전기차 돌파구 찾나...차세대 플랫폼 'STLA 미디엄' 공개
올해 고전하고 있는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매출 감소와 치열해진 글로벌 경쟁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스텔란티스가 14개 브랜드를 아우르는 비장의 무기로 'STLA 미디엄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은 다목적 전기차 제작을 위한 혁신적인 기반으로, 특히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플랫폼은 내연기관 시절부터 제작사들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발하는 중요한 구성 부분이다. 플랫폼은 새롭게 다시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제작사들은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한 개의 플랫폼을 되도록이면 여러 차종에 쓰려고 한다.
스텔란티스의 독일 CFO인 로버트 주라프스키(Robert Zurawski)는 11일(현지 시각) 전기차전문미디어 EV리포트에 "독일은 유럽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STLA 미디엄 플랫폼이 유럽 전역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를 통해 기대 이상의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형 푸조(Peugeot) E-3008이 두 번만 충전하여 파리에서 니스까지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주행 성능이다. 프랑스 이외에도 이탈리아의 토리노에서 나폴리, 프라하에서 브뤼셀까지 유럽 전역의 장거리 주행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장거리 주행 가능성과 배터리 성능
STLA 미디엄 플랫폼의 가장 큰 강점은 고속도로 속도로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라프스키 CFO는 "이 플랫폼의 장거리 버전이 고속도로에서 단 두 번의 충전으로 1000km에 가까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차량에는 스텔란티스의 프랑스 빌리-베르클로와 두브랭 공장에서 생산된 고성능 ACC 배터리가 장착되며, 고효율, 고안전성, 긴 수명으로 평가받는 첨단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이 적용됐다.
STLA 미디엄 플랫폼의 또 다른 특징은 다양한 차종을 지원하는 모듈형 설계다. 스텔란티스의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한 가지 기반으로 승용차, 크로스오버, SUV까지 제작할 수 있으며, 전륜구동과 사륜구동(4WD) 구성도 손쉽게 선택 가능하다. 또한 휠베이스와 차체 길이를 조정하여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며, OTA(Over-The-Air) 기능을 통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스텔란티스에 따르면 STLA 미디엄 플랫폼은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개발됐으며, 435마일(약 701km) 주행이 가능한 98킬로와트시(kWh)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의 경우 에너지 효율성이 약 7km/kWh에 달한다. 이는 400볼트 전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소비량이 100km당 14kWh 미만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특히 배터리는 27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분당 2.4kWh의 빠른 충전 속도를 지원한다.
고성능, 다재다능한 플랫폼으로 스텔란티스 부진을 끝낼 지 기대
스텔란티스는 현재 푸조 E-3008, E-5008, 오펠 그랜드랜드(Grandland) 등 STLA 미디엄 플랫폼을 적용한 다양한 모델을 출시 중이며, 2026년까지 5개 이상의 신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탈리아의 란치아와 미국의 지프, 크라이슬러 브랜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STLA 미디엄 플랫폼이 스텔란티스의 부진을 끝내고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