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 셸, 에퀴노르…재생에너지와 멀어지는 유럽 정유사들

2024-11-20     유미지 editor
BP를 비롯한 셸, 에퀴노르와 같은 유럽 화석연료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 전략을 축소하고 있다./ BP

지난 3분기 실적 보고 후 재생에너지 증가로 인해 정유 및 화학 부문 순 이익이 감소한 유럽의 정유사들들이 에너지 전환 전략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 10월, BP는 실적 개선이라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전환 전략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원유 생산으로 이익이 증가한 엑손모빌, 셰브론과 같은 북미 경쟁사들과의 차이을 줄이기 위해 저탄소 에너지 사업을 축소하고 2030년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하향한 것이다. 실제로 BP는 순이익이 30% 감소해 23억달러(약 3조1698억)에 그쳤다. 이는 지난 4년 중 최저 수준이다. 

BP 는 지난 2022년 2030까지 석유 생산을 40% 감축하는 것에서 25%로 줄이겠다고 기후 목표를 조정한 이후 수익성 높은 석유와 가스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오친클로스(Auchincloss) CEO는 지난 5월, 2026년 말까지 20억달러(약 2조6880억원)의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의 수도 30개에서 10개로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BP는 풍력 및 태양광 사업 지분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8알(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BP가 최근 영국 BP의 수소 팀의 40명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팀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치다. 

 

셸, 블루수소 사업 손떼고 CCS 사업에 집중

셸은 지난 10월 있었던 3분기 실적 보고를 통해 정유 및 화학 부문에서 연간 이익이 약 70%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달 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여러 새로운 정유소가 가동되면서 글로벌 정제 마진이 급격히 떨어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분기에 원유 가격이 17% 하락했다.

이후 셸은 천연가스로 생산하는 블루수소 사업에서 손을 떼고, 이산화탄소 저장(CCS)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셸이 2020년에 인수한 호주 탄소관리기업인 셀렉트 카본(Select Carbon)의 매수자를 찾고 있다고 회사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셀렉트 카본은 호주 농가 소유의 토지를 용도 변경하여 탄소 배출을 상쇄하는 데 사용하는 프로젝트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인수 당시 셸은 산림과 습지 등의 자연 기반 탄소 감축 분야에 2년간 연평균 1억달러(1394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일부 저탄소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남겨둬

BP, 에퀴노르를 비롯한 유럽의 메이저 화석연료 기업들이 주가 및 실적을 높이는 것과 에너지 전환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는 있지만, 저탄소 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빠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 연료나 일부 경쟁력 있는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유럽의 주요 천연가스 공급업체인 에퀴노르(Equinor)는 보다 발전된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블루수소를 비롯한 여러 초기 단계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에퀴노르는 로이터 통신에 “시장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목표는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재의 다운사이클 이후 업계가 반등할 때 효과적으로 경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셸도 블루수소 생산은 포기했지만 블루수소 생산에 필수적인 탄소저장사업은 유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엑손모빌과 함께 탄소 포집 및 저장 프로젝트를주도하는 ‘S-허브(S-Hub)’ 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BP는 이미 진행 중인 일부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서 CCUS 사업 또한 강화하고 있다. BP의 오친클로스 CEO는 지난 10월, "전환 성장 비즈니스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은 물질적 자본을 배치하려면 과거 비즈니스와 동일한 수준의 수익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수익률이 경쟁력이 있다면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프랑스의 토탈에너지(TotalEnergies)는 셸과 BP의 재생 에너지 용량을 크게 앞지르는 등 이례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정유소에 그린수소를 공급해 탈탄소화하는 계약을 맺거나 인도 최대 재생 에너지 기업인 아다니 그린과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재생에너지 단지를 건설하는 등 저탄소 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